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에티엔트메울의 '요셉' - 222

정준극 2019. 7. 11. 12:00

요셉(Joseph) - 조셉 또는 이집트의 조셉: Joseph en Égypte

에티엔느 메울(Étienne Méhul)의 3막 오페라


에티엔느 니콜라스 메울

 

'요셉'(조셉) 또는 '이집트의 요셉(조셉)'은 프랑스의 에티엔느 메울(Étienne Méhul: 1763-1817)의 3막 오페라로서 창세기 37-47장에 나오는 애급총리 요셉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본은 알렉산드르 뒤발(Alexandre Duval)이 프랑스의 시인인 루이 피에르 바우르(Louis-Pierre Baour: 1770-1854)의 오마시스(Omasis: 1806) 또는 '이집트의 요셉'(Joseph en Égypte )을 바탕으로하여 썼다. 오페라 '요셉'은 1807년 2월 17일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 오페라는 독일의 징슈필처럼 대사와 음악이 혼합된 형태로서 이를 프랑스에서는 오페라 코미크(Opéra comique)라고 부른다.

 

요셉이 애급총리대신이 되어 백성들의 경배를 받고 있다. 요셉은 이름을 클레오파스라고 바꾸었다.

              

에티엔느 메울은 아마도 퇴역군인으로 배우였던 알렉산드르 뒤발을 당시 파리에서 유명한 살롱인 마담 게이의 살롱에서 만났을 것이다. 마담 게이의 살롱은 작가인 소피 게이(Sophie Gay)가 호스트하는 살롱이었다. 메울과 뒤발 중에서 누가 먼저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의 이야기로 오페라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는지는 모른다. 아무튼 두 사람은 의견이 일치하여 오페라 '요셉'을 만들기로 했다. 두 사람은 당시 종교적인 오페라의 패션대로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 당시 프랑스에서 만연하였던 이집트와 동양에 대한 동경심을 첨가하였다. 프랑스에서 이집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던 것은 몇년 전인 1798년 나폴레옹이 군대를 이끌고 이집트를 탐사해기 때문이었다. 뒤발은 당대의 시인인 루이 피에르 바우르의 비극인 오마시스에 대하여 감동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대본은 창세기의 기록과는 약간 차이가 난다.

 

총리대신이 된 요셉이 이스라엘에서 형제들이 곡식을 구하러 오자 이들에게 곡식을 내어 주도록 한다.

 

오페라 '요셉'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초연으로부터 3년이 지난 1810년에는 오페라 코미크 극장으로부터 지난 10년간 공연되었던 오페라중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어 상을 받았다. 하지만 오페라 '요셉'은 초연 이후 실제로 몇 주간만 공연되었고 이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었다. 다만, 이상하게도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 등지에서 오라토리오로서 간혹 공연되었다. 오라토리오로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이 오페라에 독창자의 솔로보다는 합창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1817년 드레스덴에서 '야곱과 아들들'(Jacob und seine Söhne)이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일이 있다. 칼 마리아 폰 베버가 지휘앴다. 베버는 메울의 이 오페라를 높이 평가했다. 베버는 이미 1812년에 이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인 A peine au sorti de l'enfance를 주제로 하여 피아노변주곡을 작곡한바 있다. 프랑스의 루이 엠마뉘엘 쟈댕(Louis-Emmanuel Jadin)도 오페라 '요셉'에 나오는 주제들을 가지고 '요셉과 벤야민의 사랑을 주제로 한 피아노 환상곡'(Fantaisies pour piano sur les romances de Joseph et de Benjamin: 1807)을 작곡했으며 프란츠 리스트는 '요셉의 사랑을 주제로 한 다섯개의 피아노 변주곡'(Cinq variations pour piano sur la romance de Joseph)을 작곡했다. 그러나 이 변주곡은 출판되지 않았다. 구스타브 말러는 1883년 올뮈츠에서 '요셉'의 공연을 지휘했다. 1989년에는 프랑스혁명 2백주년을 기념하여 '요셉'을 새로운 연출로서 무대에 올렸었다. 요셉의 테너 아리아인 A peine au sortie de l'enfance...Champs paternels 는 수많은 성악가들이 즐겨 부르는 아리아이다.

 

요셉의 리허설

                   

오페라 '요셉'에는 여성이 출연하지 않는다. 그러나 벤야민의 역할은 소프라노가 맡는다. 앙 트라베스티(En travesti), 즉 바지역할이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요셉(T), 벤야민(S), 시메온(Siméon: T), 야곱(Jacob: Bar), 느브탈리(Nephthali: T), 루으벤(Ruben: T), 우토발(Utobal: B) 등이다. 제1막. 야곱이 가장 사랑하는 아들인 요셉은 형제들의 미움을 받아 애급(이집트)에 노예로 팔린다. 요셉은 애급에서 바로 왕의 총애를 얻어 총리대신이 되고 이름도 클레오파스(Cleophas)로 바꾼다. 요셉은 7년의 풍년을 통해 곡식을 비축하여 7년의 기근에 대비하였다. 그 지경에 이스라엘에서도 대기근이 들어 야곱의 가족들은 먹을 것이 없어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야곱의 아들들이 곡식을 구하러 애급으로 간다. 요셉의 형제들은 멤피스에 있는 요셉의 궁전을 찾아간다. 한편, 형제 중의 하나인 시메온은 이같은 기근이 자기들이 몇 년전에 동생인 요셉을 노예로 팔았기 때문에 하늘로부터 벌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여 후회하는 심정이다. 요셉은 형제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놀라지만 일부러 내색을 하지 않는다. 요셉은 형제들을 융숭하게 대접한다. 형제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한다.

 

요셉이 비로소 야곱을 끌어안고 감격해 한다.

 

제2막. 요셉은 아버지 야콥이 형제들과 함께 애급에 온 것을 알고 아버지를 보고 싶은 심정에 밤에 형제들의 장막을 은밀히 찾아간다. 요셉은 침상에 누워 잠들어 있는 아버지 야곱을 보고 감정이 북받힌다. 시메온이 잠들어 있는 야곱의 옆을 지키고 있다. 시메온은 자기가 지은 죄에 대하여 깊이 참회하고 있다. 새벽이 되자 형제들이 모두 일어나 여호와에 대한 아침 기도를 드린다. 요셉은 자기도 이스라엘 사람인 것을 다시 인식하고 이들에게 자기의 정체를 밝히고자 결심한다. 그러나 참모인 우토발이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만류하는 바람에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궁전으로 돌아간다. 제3막. 바로의 측근에 있는 사람들은 총리대신 요셉이 이스라엘에서 온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호의를 베풀고 있다고 하면서 참소한다. 이에 요셉은 바로를 찾아가 자기에 대한 비난에 대하여 옹호코자 한다. 한편, 시메온은 아버지 야곱에게 동생 요셉이 들짐승에 물려 죽은 것이 아니라 자기를 비롯한 형제들이 요셉을 노예로 애급에 팔았다는 사실을 비로소 밝힌다. 야곱은 너무나 참담하여서 어찌할줄 모르다가 요셉을 판 아들들을 모두 내치기로 결심한다. 그때 총리대신 요셉이 야곱을 찾아와 짐짓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형제들이 어쩔수 없이 그런 일을 했을 것이므로 자비를 베풀어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야곱의 막내 아들로서 요셉과 어머니가 같은 벤야민도 형제들을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야곱이 지난 일에 대하여 한탄만 하고 있을 때에 요셉은 드디어 자기가 바로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라고 밝힌다. 그리고는 바로가 모두를 흉년이 지날 때까지 애급에서 지낼것을 허락했다고 말한다.

 

플로렌스 세례당 벽화. 요셉의 형제들이 애급에서 곡식을 얻어가지고 가고자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