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독-오 합병

[참고사항] 프러시아 왕국

정준극 2019. 7. 23. 20:01

[참고사항] 프러시아 왕국(Königreich Preussen) - Kingdom of Prussia

1701년에 출범하여 1918년 1차 대전 종료시까지 존재

독일 제국의 전신


오늘날의 독일은 하나의 통일된 나라를 이루고 있지만 근대 이전에는 수많은 작은 나라들이 할거하던 곳이었다. 그러는 중에 프러시아가 힘을 길러서 독일 통일을 이룩하였다. 그러다보니 프러시아 왕국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한 신성로마제국, 그 이후의 오스트리아 제국과 헤게모니 쟁탈을 위한 갈등이 만만치 않았다. 프러시아 왕국과 그 이후에 성장한 독일제국의 발전 과정을 아는 것도 오스트리아를 좀 더 이해하는 참고가 될 것으로 믿어서 간략히 소개한다.


붉은 색이 1871-1918년의 프러시아 왕국 영토


프러시아 왕국(Königreich Preussen: Kingdom of Prussia)은 독일 제국(Deutsches Reich: Deutsches Kaiserreich: German Empire)의 전신이라고 말할수 있다. 프러시아 왕국은 일찍이 1701년에 시작하여 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1918년까지 존속했던 국가이다. 프러시아 왕국은  1871년에 성사된 독일 통일의 배후 주역이었다. 그런데 1871년의 독일 통일은 The Unification of Germany 라고 부르며 1990년의 동서독 통일은 German Reunification 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참고로 알고 있으면 좋을 것이다. 프러시아 왕국은 1871년부터 1918년 해산될 때까지 존재했던 독일 제국을 주도한 국가였다. 프러시아 왕국이라는 명칭은 프러시아 지방에서 연유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브란덴부르크 백작령(Markgrafschaft Brandenburg: Bargraviate of Brandenburg)이 본산이다. 브란덴부르크 백작령의 수도가 베를린이었기 때문에 그후 독일 제국의 수도도 베를린으로 정착되었던 것이다.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대왕(Frederick the Great)


프러시아 왕국의 군주들은 호헨촐러른(Hohenzollern) 왕가의 출신들이었다. 프러시아는 왕국으로 출범할 때부터 강력한 국사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같은 국사력의 숨은 공로자는 프러시아 왕국의 전신이라고 할수 있는 브란덴부르크-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빌헬름(Friedrch Wilhelm: 재위 1640-1688)이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은 선제후 중의 선제후라는 의미에서 '대선제후'(the Great Elector)라고 알려진 인물이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은 브란덴부르크 선제후이면서 프러시아의 공작(왕)이었다. 브란덴부르크-프러시아는 대선제후의 아들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재위: 1713-1740)에 이르러 군사력이 더욱 강대해 졌다. 그래서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는 '군인왕'(Soldatenkönig: Soldier King)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정작 프러시아를 강대국으로 만든 것은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의 셋째 아들인 프리드리히 2세이다. 역사적으로 '프리드리히 대제'(Friedrich der Grosse)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프리드리히 대제가 프러시아의 왕에 오른 것은 1740년이었다. 1740년이라고 하면 신성로마제국 황제이며 오스트리아 군주인 샤를르 6세가 세상을 떠나고 바야흐로 그의 딸인 마리아 테레지아가 실질적인 통치자의 역할을 맡아하기 시작한 해이다. 그러한 때에 프리드리히 2세가 프러시아의 왕이 된 것이다. 그래서 그후로 수십년 동안 프리드리히 대제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견원지간이 되어 다투었다.


1866년 오스트리아와의 쾨니히그라츠 전츠. 말탄 사람이 빌헬름 1세, 그 뒤에 비스마르크 재상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마리아 테레지아의 다툼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치열했던 것이 저 유명한 '7년 전쟁'이다. 1756년에 시작되어서 1763년에 끝난 전쟁이다. 이미 본 블로그의 '7년 전쟁' 항목에서 다루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을 새롭게 하는 의미에서 말하자면 7년 전쟁은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에서 프로이센에게 패배해 독일 동부의 비옥한 슐레지엔을 빼앗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가 그곳을 되찾기 위해 프로이센과 벌인 전쟁이다. 7년 전쟁은 프러시아와 오스트리아의 싸움에서 세계 대전이라고 부를 정도의 전쟁으로 확산되었으니 양 진영의 참가국 면모만 보더라도 잘 알수 있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오스트리아 편은 오스트리아와 작소니, 프랑스와 북미의 프랑스 식민지인 뉴프랑스(Nouvelle-France)와 프랑스 동인도 회사, 러시아, 스페인과 뉴스페인(Virreinato de Nueva Espana)과 페루, 스웨덴, 무갈제국, 벵갈의 나와브(Mughal Bengal: 주로 벵갈지역인 무갈제국의 통치령) 등이었다. 뉴스페인은 북미, 남미, 아시아, 오세아니아에 걸쳐 있는 스페인의 관할지역으로서 북미의 멕시코와 캘리포니아가 가장 컸다. 한편, 프러시아 편은 영국(아일랜드 왕국, 북미의 영국 식민지, 동인도 회사, 하노버), 포르투갈과 인도의 포르투갈 영토, 브룬스비크-볼펜뷔텔(Brunswick-Wolfenbüttel), 헤세-카셀(Hesse-Kassel), 샤움부르크-리페(Schaumburg-Lippe) 등이었다. 결과적으로 프러시아는 7년 전쟁에서 승리하여서 독일에서의 역할이 확고해 졌는가 하면 유럽에서도 프러시아의 위상을 드높히게 되었다. 프러시아는 이후 거의 1백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여러 전쟁을 통해서 승리를 거듭하여 막강해진 국력으로 독일 통일을 위한 거보를 내디디게 되었다. 다만, 스위스에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주(칸톤)은 독일 통일의 대상에 포함하지 못하였다. 오스트리아는? 당장은 아니지만 먼 훗날 결국 독일에 통일되는(합병)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고 2차 대전 후에야 독자적인 국가로 재출범하게 되었다.



1745년 호엔프리드버그 전투에서 진군하는 프러시아 군대


돌이켜 보건대, 나폴레옹 전쟁 후에 독일 통일에 대한 열망은 높았지만 그렇다고 마음먹은 대로 쉽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독일의 여러 나라들이 혁명의 분위기에 휩싸여서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제로 가자는 주장이었고 이에 따라 그들만의 헌법을 가지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나폴레옹 전쟁 후 유럽의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와중에서 '독일 연방'(Deutscher Bund: German Federation)이란 것이 만들어지기는 했으나 약 50년 후인 1886년에 이 연방의 가장 핵심되는 강력멤버인 프러시아와 오스트리아가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키는 바람에 허울 좋은 독일 연방은 와해되고 말았다. 그후 독일 연방은 '북독일 연방'(Nord-deutscher Bund)이라는 간판으로 명맥을 이어 갔고 오스트리아와 독일 남부 국가들은 독립적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그러다가 프러시아의 헤게모니로 1871년에 독일 제국이 성립되어 1차 대전이 끝난 1918년까지 지속되었다. 그리하여 독일의 거의 모든 개별 국가들은 프러시아의 우산 아래에 모이게 되었다. 그렇게 모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1870-71년의 보불전쟁(Franco-Prussian War)에서 나폴레옹 3세가  패배하였기 때문이었다. 보불전쟁은 전 독일을 하나의 공동 적, 즉 프랑스에 대하여 하나로 묶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고 전쟁에서의 승리는 결국 독일 국민주의 또는 민족주의를 일깨우는데에 커다란 영향을 준 것이었다. 국민주의 또는 민족주의가 확대되다보니 그동안 독일 통일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나라들도 대세에 휩쓸려 통일에 가담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871년에 수많은 군소 국가들로 분열되어 있던 독일은 프러시아의 헤게모니 아래에 마침내 하나의 통일된 나라가 되었다. 다만,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813년 라이프치히 전투. 프러시아 왕국의 프리드리히 3세, 제정러시아의 알렉산더 1세, 신성로마제국의 프란시스 2세 황제


프러시아는 통일을 이룬 독일 제국(1871-1945)의 적법 선임자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연방 독일(Bundes Republik Deutschland)의 직접적인 전신으로 간주되었다. 독일 사람들은 역사의 변천에도 불구하고 프러시아에 대한 일종의 향수를 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K.u.K. 즉,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독일에서 프러시아라는 간판이 최종적으로 내려진 것은 실상 2차 대전이 끝나고나서도 몇년 후인 1947년이었다. 그해 2월 25일에 연합국조정위원회(Allierte Kontrolrat: Allied Control Council)이 프러시아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식으로 결정했다. 연합국은 프러시아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군국주의를 연상케 하며 또한 전쟁이전 상태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을 주입시켜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프러시아 왕국은 사실상 1차 대전의 여파로 폐지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자신들을 '프러시아 자유국가'(Freistaat Preusse: Free State of Prussia)라고 불러서 프러시아의 정신을 유지코자 했다. '프러시아 자유국가'는 1932년 나치에 의한 국가주의 쿠테타가 있을 때까지 지속되었는데 이는 봐이마르 독일의 주요 민주세력이었다. 1932년의 쿠테타를 프로이센슐라크(Preussenschlag)라고 부른다. Schlag(영어로는 Coup) 라는 단어는 불시의 가격을 말한다. 한편, 프러시아 왕국은 독일의 근대 문화에 두드러진 유산을 남겨 주었다. 그리고 그같은 유산과 전통을 오늘날 독일의 '프러시아 문화유산 재단'(Stiftung Preussischer Kulturbesitz: SPK: Prussian Cultural Heritage Foundation)에 의해 착실히 보존발전되고 있다. 이 재단은 아마 세계의 여러 재단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재단일 것이다.


베를린 티어가르텐(동물원) 구내에 있는 SPK 본부건물. 빌라 폰 하이트(Villa von Heydt)라고 부르는 건물이다. SPK는 산하에 베를린 국립박물관, 베를른 국립도서관, 프러시아 궁중문서 보관소 등 27개 기관을 통할하고 있다.



기왕 프러시아 왕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김에 이들 왕국의 군주들의 이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몇 이름들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프리드리히(Friedrch: Frederick)는 '평화의 통치자'(Peace ruler)라는 의미이다. 빌헬름(Wilhelm: William)은 '의지의 보호자'(Will protector)라는 의미이다. 헬름(helm)은 헬멧(helmt)과 같은 단어이다. 오토(Otto)는 부유함과 행운(Wealth, Fortune)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칼(Karl: Charles)은 '군대, 전사'(Army, Warrior)라는 뜻이다. 프러시아 왕국의 역대 군주들은 다음과 같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프러시아 왕국 군주들의 거처인 베를린의 샬로텐부르크 궁전


- 프리드리히 빌헬름(Friedrich Wilhelm: 1620-1688). 재위: 1640-1688

- 프리드리히 1세(Friedrich I: 1657-1713). 재위: 1701-1713.

-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Friedrich Wilhelm I: 1688-1740. '군인왕'(Soldatenkönig). 프러시아 왕 겸 브란덴부르크 선제후

- 프리드리히 대왕(Friedrich der Grosse: 1712-1786). 재위: 1740-1786

-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Friedrich Wilhlm II: 1744-1797). 재위: 1786-1797

-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Friedrich Wilhelm III: 1770-1840). 재위: 1797-1840

-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Friedrich Wilhelm IV: 1795-1861). 재위: 1840-1861

- 빌헬름 1세(Wilhelm I: 1797-1888). 재위: 1871-1888.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의 아들. 초대 독일제국 황제

- 프리드리히 3세(Friedrich III: 1831-1888). 재위: 1888년 3월-1888년 6월. 재상은 오토 폰 비스마르크

- 빌헬름 2세(Wilhelm II: 1859-1941). 재위: 1888-1918. 프러시아 왕국의 마지막 군주. 독일제국의 마지막 황제


베를린 교외의 샬로텐부르크 궁전에 있는 프러시아 왕국의 왕관과 홀과 보주





 

ä ü 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