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작곡가/독일-오스트리아

데틀레프 글라너트

정준극 2019. 8. 13. 16:31

데틀레프 글라너트(Detlev Glanert)

관객과의 상호관계 중시


데틀레프 글라너트


현대 독일에서 가장 활발하고 작곡 활동을 하고 있는 작곡가가 데틀레프 글라너트(Detlev Glanert: 1960-)이다. 그는 실내음악과 오케스트라 작품들을 다수 작곡했지만 주특기는 아무래도 오페라 등 무대음악이다. 그는 지금까지 약 15편의 무대음악을 작곡했다. 4막 오페라인 '칼리굴라'는 그의 대표작이다. 또 하나 대표작을 말한다면 전체 13장으로 구성된 '요제프 쥐스'(Joseph Süss)이다. 독일의 시인이며 극작가인 베르너 프리츄(Werner Fritsch)와 우타 아커만(Uta Ackermann)이 공동으로 대본을 쓴 작품으로 1999년 10월 13일 독일의 브레멘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오페라 '칼리굴라'의 무대. 무대가 곧 객석이고 객석이 곧 무대인 개념이다.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


글라너트는 1960년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그가 음악의 길로 들어선 것은 11세 때부터였다. 그때 트럼펫을 처음 배웠다. 작곡가로서의 꿈을 가지고 도전한 것은 20대 초반부터였다. 디터 들라 모테(Diether de la Motte), 귄터 프리드리히스(Günther Friedrchs), 프랑크 미하엘 바이어(Frank Michael Beyer) 등에게서 레슨을 받았고 이어 4년 동안은 쾰른의 한스 베르너 헨체(Hans Werner Henze)의 문하에 있었다. 글라너트가 처음 본 오페라는 1972년, 그가 12세 때에 함부르크에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였다. 이어서 베른트 알로이스 침머만의 '병사들'(Die Soldaten)을 보았다. 글라너트는 그 순간부터 오페라에 매료되어 오페라 작곡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글라너트가 오페라라고 부를수 있는 음악극장 작품을 처음 선보인 것은 스승인 헨체의 권고에 의한 '라일라와 메드윤'(Leyla und Medjun)이었다. 헨체가 1988년에 오픈한 뮌헨 비엔날레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그후로 글라너트는 헨체가 주관하는 다른 음악제인 몬테풀치아노에서 열리는 칸티에레 인터라치오날레 다르테(Cantiere Internazionale d'Arte)에서 처음에는 코오디네이터로 일하다가 1989년부터 1993년까지는 음악학교를 책임맡아 운영하였다. 그리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이 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몬테풀치아노에서 열린 칸티에레 인터나치오날레 다르테의 한 장면

                    

글라너트가 오페라 작곡가로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1995년 Der Spiegel des grossen Kaisers(황제의 거울)으로부터였다. 이 오페라로 그는 뛰어난 오페라 작곡가들에게 주는 롤프 리버만 상(Rolf-Liebermann-Preis)를 받았다. 1999년에는 그의 다음번 작품인 Joseph Suss(요제프 쥐스)가 브레멘에서 초연되었다. 독일의 Die Welt(디 벨트)지는 '요제프 쥐스'에 대하여 '대단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전독일의 과반수 이상이나 되는 오페라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라고 썼을 만큼 호평을 받았다. 글라너트는 2002년에 Freie Akademi der Künste Hamburg(함부르크 자유예술아카데미)의 정회원이 되었다. 2006년에는 그의 야심작인 '칼리굴라'(Cligula)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되었다. 알베르 까뮈의 희곡을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다. 로마 황제 칼리굴라의 마지막 날들을 그린 작품이다. 글라너트는 관객과의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관객들도 음악 공연에 있어서 무언가 할수 있는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오페라는 당신의 삶에 대한 것, 그리고 당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것을 말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오페라는 이런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케스트라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 않다면 도태될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요제프 쥐스'. 영화의 한 장면


글라너트는 오페라의 주제를 전통적인 이야기 또는 상황에서 채택하기를 즐겨했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는 아니었다. 전통적인 것을 현대의 관점에서 조명한 것이다. 예를 들어서 '칼리굴라'에서는 황제가 미친 것이 아니라 어쩔수 없이 잔혹하게 된 것을 부각하였다. '요제프 쥐스'에서도 그러하다. 18세기에 독일에서 희생양으로 처형된 유태인의 이야기를 나치시대를 반영한 스토리로 만들었다. 글라너트의 작품에서 자주 주제로 등장하는 것은 인간 성품의 어두운 면이다. 그는 '나는 사람들을 동물처럼 보는 경우가 많다. 동물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의 대규모 오케스트라 작품인 Theatrum Besiarum(우화 연극)에서 그런 주장을 표현코자 했다. 글라너트는 그의 음악이 받은 영향에 대하여 초기에는 베르너 헨체의 영향을 받았으나 그 후에는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발하였다고 말했다. 다만, 자기 스타일의 음악이지만 구스타브 말러와 모리스 라벨의 대조적인 두 기둥 사이에서 자기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말러로부터는 음악의 드라마틱한 센스에 대하여, 라벨로부터는 사운드의 인위적인 꾸밈에 대하여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였다. 글라너트의 스테이지 작품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황제의 거울'. 만하임 국립극장


○ 레위사람들(Leviathan: 실내 오페라. Drei Wasserspiele 3부작의 첫번째. 1986년 에비앙 카지노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초연. 이어 1991년 함부르크의 오페라 스타빌레가 무대 초연: 공연시간 18분) ○ 레일라와 메드윤(Leyla und Medjun: 음악을 위한 동화: 니차미의 서사시 바탕. 1988년 뮌헨 비엔날레에서 초연) ○ 파도를 일으킨 천사(Der Engel, der das Wasser bewegte: 실내 오페라. Drei Wasserspiele의 두번째: 1995년 브레멘 극장 초연: 공연시간 25분) ○ 선상의 천사(Der Engel auf dem Schiff: 실내 오페라. Drei Wasserspiele의 세번째: 1995년 브레멘 극장 초연: 공연시간 15분) ○ 황제의 거울(Der Spiegel des grossen Kaisers: 오페라:  아르놀드 츠봐이크의 소설 바탕으로 작곡자와 울페르트 베커가 공동으로 대본 작성: 1995년 만하임 국립극장 초연) ○ 요제프 쥐스(Joseph Suss: 13장으로 구성된 오페라: 1999년 브레멘 극장 초연) ○ 해학, 풍자, 조소 그리고 깊은 의미(Scherz, Satire, Ironie und tiefere Bedeutung: 코믹 오페라: 2001년 할레 오페라 하우스 초연) ○ 세가지 수수께끼(Die drei Rätsel: 어린이와 어른들을 위한 오페라: 2003년 할레 오페라 하우스 초연) ○ 나는 리타(Ich bin Rita: 인터메쪼: 공연시간 9분: 2003년 쾰른 오페라 하우스) ○ 칼리굴라(Caligula: 4막의 오페라: 공연시간 2시간 15분: 알베르 까뮈 원작 바탕: 2006년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 니진스키의 일기(Nijinskys Tagebuch: 2명의 성악가, 2명의 배우, 2명의 댄서를 위한 작품: 2008년 아헨 극장 초연) ○ 목선(Das Holzschiff: 단막의 오페라: 공연시간 1시간 40분: 한스 헤니 얀의 소설 바탕: 2010년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초연) ○ 솔라리스(Solaris: 오페라: 공연시간 2시간: 2012년 브레겐츠 페스티발에서 초연) ○ 오세안(Oceane: 오페라: 공연시간 2시간: 2019년 베를린의 도이체 오퍼 초연)

      

'오세안'. 베를린 도이체 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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