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피터 힐라드의 '블루 비올라' - 289

정준극 2019. 9. 6. 13:48

블루 비올라(Blue Viola)

피터 힐라드의 블루스 주입의 오페라


피터 힐라드와 매트 보레시


오페라단이 새로운 장르의 오페라를 시도할 경우에는 스폰서가 필요하다. 새로운 시도에는 성공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스폰서를 하는 입장에서도 새로운 시도의 오페라가 장래성이 있어야 한다. 미국에는 규모가 작은 여러 오페라단들이 있어서 새로운 오페라들을 시도한다. 그 중의 하나가 버지니아주의 로슬린에 자리잡고 있는 어반아리아스(UrbanArias)이다. 지휘자인 로버트 우드(Robert Wood)가 2010년에 설립한 오페라단이다. 어반아리아스는 설립 이래 여러 작품들을 선보여서 그런대로 상당한 인정을 받았다. 그중의 하나가 작곡가 피터 힐라드(Peter Hillard)와 대본가 매트 보레시(Matt Boresi)가 콤비가 되어 만든 '블루 비올라'(Blue Viola)이다. 2015년에 워싱턴 DC의 아레나 스테이지에서 처음 공연된 작품이다. 필라델피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힐라드와 시카고에 정착하고 있는 보레시가 콤비가 되어 처음 발표한 작품은 2012년에 초연된 뮤지컬 코미디 '더로운 습관'(The Filthy Habit)이었다. 이때부터 어반아리아스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힐라드와 보레시의 또 하나 콤비가 '블루 비올라'였으며 가장 최근의 합작은 2018년의 '마지막 어메리칸 햄머"(The Last American Hammer)였다. 두 사람이 콤비가 되어 만들어 낸 작품들은 평론가들로부터 '미묘하고 섬세하다. 휴머가 있다. 매력적이다. 슬픔을 느끼게 해 준다' 등의 평가를 받았다.


버논은 비올라가 귀중한 것인 줄을 알고 간직코자 한다.


'푸른 비올라'는 오페라의 어느 장르에 포함되는 작품인가? 규모로 보아서는 '실내 오페라'라고 볼수 있다. 미국적인 블루스와 재즈가 점철되어 있으므로 '민속 오페라'(Folk opera)라고도 할수 있다. 이도저도 아니면 '코믹 오페라'라고 말할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러 사람들은 단순하게 블루스적이고 재즈적인 오페라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이라고 부르던지 '푸른 비올라'는 재미나고 깊은 생각을 갖게 하며 흠뻑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아무튼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오페라는 아니다. 어반아리아스가 무대에 올리는 작품들은 대체로 단편이다. 그래서인지 '푸른 비올라'도 공연시간이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아르니타는 비올라를 처분해서 좀 더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내용은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삼았다고 한다. 시카고 교향악단의 비올라 주자가 잘못해서 귀중한 악기를 거리에 놓고 갔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없어졌다는 것이다. 누가 '이거 웬 떡이냐?'면서 줏어 갔음이 틀림없다. 비올라는 값으로 따질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것이었다. 그 귀중한 비올라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서 결국은 고물상인 버논 애담스의 손에 들어 간다. 버논은 비올라를 보고 한 순간에 귀중한 것인 줄을 알고 다른 사람들에게 내놓지 않고 자기가 보관한다. 언젠가는 주인이 나타나면 비싼 값을 받고 넘겨줄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르니타는 버논의 여자친구이다. 시카고의 빈민가에서 태어나서 일반 사람들처럼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며 지낸 아가씨이다. 아르니타는 과자와 샌드위치를 파는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게 되어서 더 이상 빈민가 생활을 하지 않게 된다. 아르니타는 돈만 좀 더 있으면 다른 직장을 구해서 샌드위치 가게 주인의 시달림을 받지 않고자 한다. 가게 주인은 쉴만 하면 해고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아르티나는 주인의 협박을 그저 지그시 참고 지내야 했다. 그러던 중 아르니타는 남자친구 버논이 아주 훌륭하게 보이는 비올라를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들은 풍월은 있어서 그 비올라가 경장히 귀중한 것인줄을 알고 훔친다.


마이키와 프리츠


아르니타는 그 비올라를 샌드위치 가게 주인인 마이키(마이클) 스팀스에게 잠시 보관해 달라고 부탁한다. 말하자면 일이 잘못되어서 마이키가 가지고 있는 비올라가 도둑물건인 것으로 밝혀지면 마이키도 공범이 되어 벌을 받을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게 주인인 마이키가 연줄을 놓아서 장물이지만 그 비올라를 좋은 값에 팔게 된다면 그것도 관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이키는 사람들에게 그 비올라가 실은 자기의 돈많은 숙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유언으로 자기에게 상속한 것이라고 꾸며서 얘기한다. 한편, 아르미타는 비올라가 팔려서 돈을 받게 되면 더 편안한 생활을 할수 있다는 기대로 부풀어 있다. 마이키는 악기상인 프리츠에게 비올라를 보여주며 팔아 달라고 부탁한다. 프리츠는 그 비올라가 고귀한 것임을 알고 진짜 주인을 찾아주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수 없는 일이다.


버논과 아르니타


어반아리아스는 비교적 짧은 길이의 오페라를 제작하되 오페라 팬을 물론이고 오페라를 처음 보는 사람 모두에게 어필할수 있는 작품들을 의뢰해 왔다. '푸른 바이올린'도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초연에서 아르니타는 소프라노 알리시아 알라투하(Alicia Olatuja)가 맡았다. 알리시아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임 취임식에서 The Battle Hymn of the Republic(전송가)을 부른 성악가로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푸른 바이올린'의 음악은 리듬앤 블루스와 재즈가 주류를 이루지만 그 음악들이 생소하지 않고 마치 생활의 일부분처럼 느끼게 해준다. 비올라 솔로는 장면이 바뀔 때에 연주되어서 더욱 깊은 인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