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108. 레오니드 데샤트니코프의 '로젠탈의 아이들'

정준극 2019. 9. 28. 06:51

로젠탈의 아이들(The Children of Rosenthal) - Rosenthal's Children

레오니드 데샤트니코프의 2막 오페라


레오니드 데샤트니코프


'로젠탈의 아이들'(Rosenthal's Children)은 러시아의 레오니드 데샤트니코프(Leonid Desyatnikov: 1955-)의 2막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는 사이파이 장르에 속한다. 인간복제 기술을 다룬 내용이기 때문이다. 2005년 3월 23일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우크라이나의 키에프 출신인 데샤트니코프는 러시아의 현대 음악을 이끌고 있는 중추적인 작곡가이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현재는 림스키 코르사코프 음악원)을 거친 후 작곡가, 음악감독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곡가로서 그는 여러 장르의 작품을 내놓았는데 오페라로는 지금까지 5 편을 완성했다. '불쌍한 리자'(Poor Liza), '아무도 노래를 부르거나 브라보-브라비시모를 외치기를 원하지 않는다. 선구자 아니시모프'(Nobody Wants to Sing or Bravo-bravissimo, a Pioneer Anisimov), '성장의 비타민'(Vitamin of the Growth), '짜르 데미얀'(Tsar Demyan), 그리고 '로젠탈의 아이들'이다. 그는 2009-10년 볼쇼이 음악감독을 맡았었다. 2003년에는 러시아 국가상을 받았고 2006년에는 오페라로서 러시아 국립극장상인 황금마스크상을 받았으며 2012년에는 최우수 작곡가로서 역시 황금마스크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안톤 루빈슈타인이 설립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 코르사코프 음악원. 과거에는 페트로그라드 음악원, 레닌그라드 음악원,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등으로 불렸었다.

                  

러시아 작곡가들에 의한 오페라는 볼쇼이 극장의 레퍼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차이코브스키의 '보예보다'와 '마제파',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라흐마니노프의 '알레코'와 '리미니의 프란체스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프스코프의 처녀', 쇼스타코비치의 '므첸스크 구의 레이디 맥베스' 등이 모두 모스크바의 볼쇼이에서 초연을 가졌다. 그런데 그런 볼쇼이가거의 30년이 되도록 오페라의 세계초연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5년에 '로젠탈의 아이들'이 모처럼 세계 초연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로젠탈의 아이들'은 초연이 있기 전부터 폭넓은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었다. '로젠탈의 아이들'의 대본은 블라디미르 소로킨이 만들었다. 그런데 소로킨은 3년전에 포르노적인 대본으로 거센 항의를 받은 일이 있다. 친크레믈린 청년 기구인 '무빙 투게더'(Moving Together)가 주축이 되어 항의했었다. 그러다가 '로젠탈의 아이들'이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때에 러시아 하원(두마) 의원인 세르게이 네베로프가 '로젠탈의 아이들'에 대하여 비난하는 발언을 하였다. 그는 당국에게 소로킨의 '추잡한 시'를 신성한 장소인 볼쇼이에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헸다. '무빙 투게더'가 네베로프의 주장을 지지하였고 그에 따라 공연을 앞둔 '로젠탈의 아이들'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하여 소로킨은 국영 TV인 채널 원에서 이 오페라의 대본은 '군중 속에서 느낄스 있는 천재의 고독을 표현코자 했을 뿐이며 예술가의 육신을 재생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영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쇼이는 네베로프와 무빙 투게더의 항의에 대하여 '이는 소련시절의 검열정책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라고 반박하면서 '로젠탈의 아이들'의 내용을 수정하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하여도 단연 거부했다. 그러면서 볼쇼이는 새로운 오페라는 흠결이 있을수 있지만 그렇다고 음란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내세웠다.



로젠탈과 복제 작곡가들. 로젠탈이 또 하나의 복제인간인 모차르트를 생산코자 하고 있다.


'로젠탈의 아이들'는 순수한 환상을 그린 내용이다. 1930년대에 인간복제의 비밀을 발견한 뛰어난 젊은 과학자가 있었다. 베를린에 살고 있는 유태계 독일인인 알렉스 로젠탈이다. 로젠탈은 나치의 박해를 피하여서 소련으로 도피하였다. 로젠탈은 소련에서 스타하노프 운동을 완수할 노동자들을 대거 복제 생산함으로서 스탈린으로부터 훈장까지 받는다. 로젠탈은 개인적인 흥미로 다섯 명의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들을 복제 생산한다. 모차르트, 베르디, 바그너, 차이코브스키, 무소르그스키이다. 로젠탈은 소련 이후 시대의 혼란 속에서도 살아 남는다. 그러나 앞날에 대한 염려를 하지 못한 채 다섯 명의 위대한 작곡가들은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난다.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모스크바의 거리에 나가서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동전으로 연명한다. 그러는 중에 모차르트가 타냐를 만난다. 타냐는 거리의 창녀이다. 두 사람은 사랑하여서 결혼한다. 타냐는 모차르트를 비롯하여 네명의 작곡가들을 자기의 고향마을로 함께 가서 살기로 한다. 태양이 비치는 크리미아이다. 그러나 결혼식에서 타냐가 창녀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려는 것을 싫어하는 포주 켈라가 결혼식 파티를 위해 준비해 둔 보드카에 독을 넣어 모두를 죽이고자 한다. 모차르트만 살아 남고 다른 모두는 죽는다. 어떤 미래가 자기를 기다릴지 모르는 모차르트만이 살아 남는다.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 '로젠탈의 아이들'이 세계초연되었다.


'로젠탈의 아이들'은 순수오페라인가, 그렇지 않으면 코믹 오페라인가? 하기야 많은 오페라들이 심각한 내용과 희극적인 내용을 겸하고 있으므로 그런 의미에서 '로젠탈의 아이들'도 두 내용의 혼합이라고 볼수 있다. 작곡을 맡은 데샤트니코프는 인간을 복제하는데 따른 수고와 이들이 결국은 소멸되는 것에 대하여 청중들의 동정을 얻고자 하는 음악을 만들었다. 데샤트니코프는 이 오페라를 '19세기 오페라를 위한 사랑의 선언'이라고 불렀다. 말하자면 그가 전하고자 했던 순수 메시지는 사랑이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스토리는 부자연스럽기도 하거니와 특히 죽음의 장면은 너무나 그로테스크하게 비현실적이어서 사랑을 내세운 음악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이 오페라의 스토리를 블랙 러시아 유머라고 빗대어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핀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뛰어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다섯명이나 되는 위대한 작곡가들이 등장하는 만치 데샤트니코프로서는 음악적 절충주의를 사용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사실 여러 작곡가들의 스타일을 절충하여 음악을 만들어낸 오페라는 아마 전례가 없을 것이다. 이상한 음악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재미를 더 해주는 음악이다. 데샤트니코프는 사려깊고 분별있는 접근방식을 택하였다. 모차르트와 바그너 스타일은 상당히 무시되었다. 하지만 무소르그스키 스타일은 노래에서 드러나보이고 있다. 마치 그리스의 발람 수도원의 성가를 듣는 것과 같다. 베르디의 감미로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라 트라비아타'의 사랑의 듀엣을 연상케 하는 모차르트와 타냐의 듀엣이 대표적이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차이코브스키의 '유진 오네긴'에서 꿈꾸는 듯한 음악이 허공을 감싼다. 일반적으로 이 오페라의 음악은 연주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편하게 느끼는 음악이다.

             


로젠탈의 죽음으로 고아가 된 복제 작곡가들


'로젠탈의 아이들'은 초연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위대한 작곡가들을 모욕하는 내용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인간복제 기술이란 것이 신의 뜻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비난도 받았다. 친크레믈린의 청년운동 멤버들은 저명한 소설가인 블라디미르 소로킨(Vladimir Sorokin)의 저서들을 볼쇼이 앞에 설치한 대형 변기에 던져 넣는 시위를 하였다. 소로킨에 대한 비난은 그가 '로젠탈의 아이들'의 대본을 썼기 때문인 것도 한몫을 하였다. 로젠탈이란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대본 속의 인물이지만 실존인물처럼 생각되는사람이다. 위대한 과학자인 알렉스 로젠탈은 1910년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유태계이다. 뛰어난 두뇌의 로젠탈은 22세 때에 이미 생물학 교수가 되었다. 그는 26세 때에 놀라운 발견을 한다. 어떤 살아 있는 유기체든지, 그것이 미생물이든 또는 고등동물이든지, 무성생식으로서 재창조할수 있다는 것이다. 세포만을 긁어주면 복제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로젠탈은 이 방법을 '복제'라고 불렀다. 그는 이 방법을 동물에게 실험해 보기로 한다. 그래서 6개월 후에 유전적으로 똑같은 복제 쥐와 말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쥐와 같은 작은 동물은 물론이고 말처럼 큰 동물도 복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새로 태어난 복제 쥐와 말은 성공적으로 생활한다. 로젠탈은 1930년대에 이미 인간복제에 대한 실험에 착수했다. 그는 자기 자신이 최초 실험의 기여자가 되기로 한다. 


뛰어난 과학자 알렉스 로젠탈


그러나 당시 정권을 잡은 나치는 인간복제라는 로젠탈의 대담한 아이디어를 비난한다. 로젠탈의 계획이 나치의 인종정책에 반대로선을 걷는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더니 어느날 SS들이 로젠탈의 실험실을 급습하여 실험기기와 자료들을 파괴하였다. 공산주의에 동조하였던 로젠탈은 소련이야 말로 자기의 계획을 실현할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해서 나치를 피하여 소련으로 도피한다. 1940년 3월 7일, 최초의 복제인간이 탄생하였다. 소련 공산당은 로젠탈의 아이디어를 승인하고 그에게 스타하노프 운동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을 복제하여 만들라고 지시한다. 스타하노프 운동이란 무조건 생산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노동운동을 말한다. 소련 당국으로서는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때여서 불만없이 일잘하는 노동자들이 대거 필요했던 것이다. 스탈린 자신이 이 위대한 과학자인 로젠탈에게 훈장을 수여한다. 그러나 로젠탈로서는 말없이 일만 하는 노동자를 생산해 내는 것으로 만족할수 없었다. 무언가 특별한 복제인간을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 시절에 천재적인 활동을 했던 인물들을 복제해 보는 일에 눈을 돌린다. 그렇게 해서 오페라가 시작된다.


로젠탈의 복제 기술로서 일만 하는 노동자를 마음대로 만들어 낼수 있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알렉스 로젠탈

- 바그너(간혹 바지역할이 맡는다)

- 마르가리타 맘시로바(Margarita Mamsirova)

- 예프게니아 세게뉴크(Yevgenia Segenyuk)

- 차이코브스키

- 모차르트

- 베르디

- 무소르그스키

- 탸나(Tanya).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창녀

- 내니(Nanny). 복제 작곡가들을 어릴 때에 길러준 유모

- 켈라(Kela). 창녀들의 포주

- 로젠탈의 동료 1, 2: 유전학자들

- 피난민

- 노숙자

- 여자 행상

- 침대차 종업원


[1막] 1장(Scene). 1 장면(Tableau). 1975년 6월. 로젠탈의 실험실이다. 로젠탈과 그의 동료들인 유전학자들이 모차르트의 복제인간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유전 물질로서 모차르트의 유해에서 추출한 것을 사용할 계획이다. 유전학자들은 위대한 작곡가인 모차르트가 다시 태어난다는 설레이는 기대감에 들떠서 노래를 부른다. 모차르트의 복제가 완성된다면 이는 로젠탈이 복제로 만든 다섯번째의 위대한 작곡가가 된다. 로젠탈은 지금까지 베르디, 차이코브스키, 바그너, 무소르그스키의 복제인간을 만들었다. 2장면은 로젠탈의 저택 부근에 있는 벚나무 숲이다. 시기는 역시 1975년 6월이다. 로젠탈은 실험실에서 모차르트의 복제를 완성한 후 그의 '아들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복제 바그너가 로젠탈을 맞이한다. 바그너는 로젠탈에게 악몽을 꾸다가 깨어 났다고 말한다. 로젠탈은 바그너에게 '음악은 천상의 화염이다. 그 위대함 앞에서 과학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불멸의 천재에게는 위대한 운명이 있음을 일깨워준다. 이어 로젠탈은 그의 '아들들'에게 이제 곧 모차르트가 만들어 질것이라고 설명하자 모두들 기뻐한다.

  

'로젠탈의 아이들' CD 커버


1막의 2장은 1년이 지난후인 1976년 3월이며 장소는 로젠탈의 저택이다. 모두들 새로 태어난 모차르트를 축하하고 환영하기 위해 모여 있다. 유모가 다른 복제 작곡가들이 왔다는 소식을 전한다. 차이코브스키는 혼란한 상태이다. 왜냐하면 평소에 모차르트를 우상처럼 존경했는데 그런 모차르트가 자기의 동생이 된다니 혼란스러운 것이다. 이윽고 로젠탈이 아기 모차르트를 데리고 나타난다. 다른 복제 작곡가들이 요람 주위에 몰려 들어서 새로 태어난 동생이 어떻게 생겼는지 본다. 아이들은 자기들도 어렸을 때 요람에 누워 있었을 것을 회상한다. 스탈린이 아기 모차르트에게 장난감들을 선물로 준다. 이 장난감들은 크렘린의 새해 나무 아래에 놓여 있었던 것들이다. 로젠탈은 어린이들에게 그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비밀리에 위대한 작곡가들을 부활시킨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 로젠탈의 설명은 인간복제에 대한 공산당의 발표문으로 방해를 받는다. 그러는 한편, 시대는 변하여서 공산당 지도자들이 계속 바뀐다. 시기는 1976년이 아니라 1992년이다. 로젠탈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모차르트는 이제 16세가 된다. 다섯 명의 복제 작곡가들은 자기들이 이제 적대적인 세계에서 원하지 않는 존재들이 되었으며 그리하여 마치 실종된 영혼들과 같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유모의 품에 안겨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복제 작곡가


[2막]. 3장. 1993년 겨울, 모스크바의 콤소몰 광장이다. 기차역이 있어서 사람들의 왕래가 복잡하다. 사람들이 기차를 타려고 바삐 움직인다. 길거리 행상들이 물건을 팔려고 소리를 지른다. 노숙자들은 불행한 팔자에 대하여 탄식을 한다. 카드 놀이하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속여서 돈을 빼앗으려고 한다. 창녀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놀다 가라면서 수작을 건다. 이런 복잡한 거리에 다섯 명의 복제 작곡가들이 모습을 보인다. 로젠탈이 세상을 떠나자 러시아 정부는 더 이상의 복제인간 생산을 중지하였다. 다섯 명의 작곡가들은 먹고 살기 위해 거리로 나와야 했다. 이들은 거리에서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돈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 기차역에서 터를 잡고 있는 사람들은 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좋아한다. 특히 창녀인 타냐는 이들이 노래를 부를 때면 만사 제쳐 놓고 들으며 좋아한다. 모차르트는 그런 타냐에 대하여 감동한다. 작곡가들은 식사를 하기 위해 기차역의 간이 뷔페 집으로 향한다. 모차르트와 타냐는 그 자리에 남아 있다. 그런 중에도 두 사람 사이에는 어느덧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콤소몰 광장(Komsomolskaya Ploshchad). 혁명광장(Ploshchad Vosstaniya)이라고도 부른다. 집회들이 열리는 광장이다.


4장. 1장면. 모차르트와 타냐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다. 저녁이 되자 창녀들이 일을 하러 거리로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타야는 나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타냐의 포주인 켈리는 기분이 좋지 않다. 잘못했다가는 타냐에 대한 폭력도 불사할 것 같다. 상황을 파악한 베르디가 나서서 로젠탈이 남겨 준 금시계를 주고 타냐를 산다. 베르디는 사랑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모차르트와 타냐는 결혼할 생각이다. 모차르트가 사람들을 결혼식에 초대코자 하는데 포주인 켈라는 타냐를 빼앗긴데 대한 앙갚음으로 보복을 꾸민다. 2장면. 기차역 밖에서는 사람들이 모차르트와 타냐의 결혼을 축하한다. 복제 작곡가들도 신혼부부에게 축하를 보낸다. 이제 반시간 후면 크리미아로 떠나는 기차가 출발할 예정이다. 신혼부부와 복제 작곡가들을 모두 데리고 떠날 기차이다. 형제들은 크리미아에서 밝은 태양 아래 한가한 시간을 보낼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다. 무소르그스키가 보드카 한 병을 주문한다. 크리미아로 떠나기 전에 일종의 단합을 위한 건배를 위해서이다. 그런데 보드카 병에는 포주인 켈라가 몰래 넣은 독이 있다. 그런줄 모르고 타냐, 모차르트, 베르디, 무소르그스키, 차이코브스키는 보드카를 잔에 가득 부어 마신다. 효과는 당장 나타난다. 모두들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모두는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어린 시절에 가장 드라마틱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노숙자들과 거리의 행상들이 이들의 시신을 보고 탄식의 노래를 부른다.


기차역에서의 모차르트와 타냐의 결혼식


5장. 스킬리포소브스키 병원의 응급실이다. 타냐와 모차르트, 그리고 모차르트의 형들이 숨을 거둔지 며칠이 지났다. 간호원들이 병상에 누운 모차르트를 입원실로 데려온다. 무대 뒤로부터의 소리가 모차르트에게 타냐와 다른 형들이 모두 죽었고 모차르트만 극적으로 살아 났다고 전한다. 모차르트는 복제되어 태어날 때에 독성에 이길수 있는 유전적 면역성이 있어서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바그너, 베르디, 무소르그스키, 차이코브스키의 혼령들이 모차르트에게 나타나서 각각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부른다. 타냐는 크리미아에서 가질수 있었을 행복한 시간을 생각하는 노래를 부른다. 모두의 노래가 끝나자 마지막으로 모차르트가 노래를 부른다. '그대들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영원히 떠났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입니다.'이다.  




창녀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포르노적이라고만 말할수는 없다. 포주인 켈라와 창녀들. 이들도 마치 복제된 사람들처럼 보인다.


소로킨의 작품은 과거에 러시아의 도덕성을 수호한다는 단체에 의해 비난을 받은바 있다. 무빙 투게더이다. 무빙 투게더는 어떤 노선이며 누구의 지원을 받고 있는지가 분명치 않으며 어딘가 음침한 조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아무튼 무빙 투게더는 소로킨의 1999년도 소설인 '블루 라드'(Blue Lard)가 스탈인과 흐르시쳬프 사이를 가학-피학적인 변태 관계로 표현했다며 공격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 구체적인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무빙 투게더는 '로젠탈의 아이들'이 '블루 라드'와 흡사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조사는 없었다. 무빙 투게더는 인간을 복제한다는 것도 도덕성과 신성에 배치되는 일이라고 내세웠다. 볼쇼이는 '로젠탈의 아이들'의 드레스 리허설에 하원의원 40여명을 초대하여 보도록 했다. 변태도 아니고 음란한 내용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대부분 의원들은 그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였다. 심지어 의원 중의 한 사람은 이 오페라의 제작을 '오페라 스테이지의 승리'라면서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빙 투게더 등의 공격은 중단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로젠탈의 아이들'은 성공을 거두었다. 평론에서도 호의적이었다. 러시아에서 새로운 오페라가 등장할 때마다 홍역처럼 겪는 일종의 분별없는 행동이라는 주장이 오히려 무게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