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의 엔딩
아직도 상당수 사람들은 투란도트가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로서 세상을 떠나기 전에 완성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완성하지 못하고 후두암으로 벨기에에서 세상을 떠났다. 푸치니가 완성한 부분은 마지막 막의 중간쯤이었다. 나머지 부분은 공모에 당선된 프랑코 알파노(Franco Alfano)가 완성했다. 알파노는 푸치니가 해 놓은 스케치를 참고로했다. 어떤 평론가들은 알파노가 쓴 마지막 파트가 푸치니 스타일이 아니라는 주장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란도트의 마지막은 놀랍도록 장엄하고 감동적으로 끝을 맺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탈리아의 현대 작곡가인 루치아노 베이로(Luciano Beiro: 1925-2003)도 미완성인 투란도트의 마지막 부분을 완성하였다. 푸치니 가족이나 토스카니니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엔딩부분을 작곡하였다. 그렇게 하여 완성된 투란도트는 2002년 1월 24일 라스 팔마스에서 공연되었으며 그해 말에 로스안젤레스에서도 공연되었다.
'투란도트'의 피날레. 메트로폴리탄
또 다른 투란도트
레온카발로가 또 다른 라 보엠을 작곡한 것과 마찬가지로(1897) 페루치오 부소니(Ferruccio Busoni: 1866-1924)가 1917년에 또 다른 투란도트를 작곡했다. 부조니는 참으로 박학다식한 사람이었으며 한편 천성적으로 또는 기질적으로 바그너를 싫어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바흐, 모차르트, 리스트, 그리고 쇤베르크가 완성코자 했던 새로운 사조를 찬미했던 사람이었다. 사실 부조니의 투란도트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푸치니의 투란도트가 너무 유명해서였다. 그러나 그의 Arlecchino(아를레키노: 1917)는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부조니의 가장 뛰어난 작품은 Doktor Faust(독토르 파우스트)이다. 16세기의 인형극을 기본으로 하여 작곡한 오페라 ‘독토르 파우스트’는 푸치니가 투란도트를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과 마찬가지로 역시 완성되지 못한채 부조니가 세상을 떠났다. 다만, 완성하지 못한 파트를 다른 사람이 완성하지는 않았다. 20세기 초의 가장 위대한 오페라 중의 하나라고 간주되는 Doktor Faust는 웬일인지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구노의 파우스트,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 등의 그늘에 가려서이다.
페루치오 부소니의 '투란도트'. 현대적 연출. 로마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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