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바벤버그-3공화국

카푸친 수도회와 카푸치노 커피

정준극 2008. 4. 7. 16:01

[카푸친 수도회와 카푸치노 커피]

 

 카푸치노

 

터키 전쟁이후 커피에 대한 얘기는 잘 알려진 것이다. 터키군이 퇴각할 때에 커피콩을 담은 자루를 여러 개 버리고 갔다는 것이며 이것을 프란치체크 쿨치키(Franciszek Kulczyck)라는 사람이 무상으로 받아 비엔나에 유럽에서 세번째의 커피하우스를, 비엔나에서는 첫번째의 커피하우스를 열었다는 얘기다. 조금 더 자세한 얘기는 돔가쎄(Domgasse)편에, 그리고 비엔나와 커피-카페, 그리고 음식 편에 적혀 있으니 참고 바란다. 전설에 따르면 원래 터키 사람들은 쓴 커피를 그대로 마셨지만 커피가 비엔나에 정착된 이후에는 커피에 밀크와 설탕을 넣어 마시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는 세개의 가설이 뒤따른다.  커피하우스의 주인인 쿨치키가 그렇게 시작했다는 것이며 두번째는 카푸친(Capuchin)수도회의 수도승들이 그렇게 마시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신성로마제국황제 레오폴드1세의 정부가 커피를 마시다가 쓴 맛을 달게 만들기 위해 밀크와 꿀을 넣어 마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카푸친 수도승들에 대한 설명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이로부터 카푸치노(Cappuchino)라는 말이 유래했기 때문이다. 카푸친 수도회와 교회에 대하여는 노이어 마르크트(Neue Markt)편을 참고하기 바란다. 

 

비엔나 카푸친 수도회의 본산인 카푸친교회 앞에서 필자. 이 교회의 지하에 합스부르크 왕실의 납골당이 있다.

             

또 한가지 터키 전쟁의 부산물은 터키군이 황망중에 버리고 간 심발(Cymbal), 베이스 드럼, 트라이앵글등 악기들을 습득하여 비엔나 악단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때까지 유럽에서는 심발, 베이스 드럼, 트라이앵글과 같은 타악기가 없었다. 그로부터 이들 타악기는 유럽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카푸친 수도회는 다른 수도회와는 달리 작은 후드가 달린 수도복을 입었다. Capuchin 이라는 말은 '작은 캡'이라는 뜻이다. 이들의 수도복 색갈이 짙은 커피색이었다. 그래서 검은색의 에스프레소에 스팀드 밀크와 크림 거품을 같은 비율로 넣었더니 카푸친 수도사들의 수도복 색갈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로부터 그런 커피를 카푸치노라고 부르게 되었다.

 

[비엔나의 커피하우스: 카페]

 

중복이 되는 얘기이지만 다시한번 관심을 환기하기 비엔나의 카페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비엔나의 카페에 대하여는 미하엘러플라츠에서 카페 그리엔슈타이들(Café Griensteindle)을 소개할 때에 약간의 설명이 있긴 했지만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또 어떤 카페들이 유명한 곳인지 살펴본다. 비엔나에 커피가 전파된 유래에 대하여는 또 다른 얘기도 있다. 비엔나에 살고 있던 쿨치키라는 사람이 터키군의 적정을 살펴 언제 공격할지를 알아냈고 나아가 구원군인 폴란드의 조비에스키왕 군대가 어디쯤 왔는지 첩보를 알아내어 카를5세에게 보고함으로서 터키군 축출에 큰 공을 세웠고 보상으로 터키군이 버리고 간 커피 자루를 받아 커피하우스를 열었다는 얘기는 돔가쎄(Domgasse)편에서도 했다. 그러나 다른 버전에 따르면 프란시체크 예르지 쿨치키(Franciszek Jerzy Kulczycki)라는 사람은 폴란드 장교로서 조비에스키 왕으로부터 전공에 대한 포상으로 커피자루들을 받았다고 되어 있다. 쿨치키라는 이름 자체가 폴란드 이름이므로 좀 더 신빙성이 있다. 그리고 비엔나 스타일의 커피가 만들어 진 것은 쿨츠키가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크림과 설탕을 넣어 마시는 스타일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돔가쎄 편에서도 지적했듯이 비엔나에서 처음으로 카페를 연 사람은 아르메니아 사람인 요한네스 디오다토(Johannes Diodato)라는 것이다. 터키군의 공성때에 오스트리아를 위해 첩보활동을 했던 디오다토는 포상으로 커피 무역권을 독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비엔나를 포위하고 있던 오토만제국 군대를 물리치고 승전한 폴란드 왕 얀 조비에스키

                                                        

이국적인 것에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있던 비엔나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고 따라서 커피하우스(카페)가 인기절찬리에 여러 곳에 생기게 되었다. 커피하우스가 전성기를 누리게 된 것은 19세기로 접어들고부터였다. 유명한 작가인 페터 알텐버그(Peter Altenberg)를 비롯하여 알프레드 폴가르(Alfred Polgar), 카를 크라우스(Karl Kraus), 헤르만 브로흐(Hermann Broch), 프리드리히 토르버그(Friedrich Torberg)등이 시간만 있으면 커피하우스에 모여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담소를 하기 시작하고부터였다. 이어 에곤 쉴레(Egon Schiele), 구스타브 클림트(Gustave Klimt), 아돌프 로스(Adlof Loos), 테오도르 헤르첼(Theodor Herzel), 아르투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 슈테판 츠봐이크(Stefan Sweig), 그리고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같은 예술가, 사상가들이 커피하우스의 단골이 되자 커피하우스는 비엔나를 대표하는 문화, 정치, 사회, 철학의 공간으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비엔나에서 커피하우스가 인기를 끌자 합스부르크에 속하여 있는 프라하, 부다페스트 등지에서도 비엔나 스타일의 커피하우스가 속속 문을 열었다.

 

 비엔나의 대표적인 카페중의 하나인 율리우스 마이늘 카페. 타브르슈를 쓴 터키 소년의 모습이 상표이다.

           

그러다가 1950년경부터 이른바 ‘커피하우스의 죽음’(Kaffeehaussterben)이 시작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인기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주요 원인은 TV가 보편화되자 커피하우스에 가는 대신 집에서 TV를 보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며 또 하나의 이유는 현대식의 멋진 에스프레소 카페 겸 바(Bar)가 생기게 되어 비엔나 전통의 카페는 설 땅을 잃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아직도 여러 곳의 비엔나 전통 카페가 명맥을 유지하여 왔으며 최근에는 관광상품으로서, 그리고 전통을 사랑하는 마음에 고무되어 비엔나 커피하우스들이 제법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1구에 있는 몇몇 전통적인 비엔나 카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카페 브로이너호프(Café Bräunerhof): 슈탈부르크가쎄 2번지. 희곡 '헬덴플라츠'로 유명한 작가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단골 카페

● 카페 센트랄(Café Central): 헤렌가쎄 14번지의 훼르슈텔(Ferstel)궁전내. 페터 알텐버그의 단골 카페(페터 알텐버그에게 보내는 편지는 이곳으로 보내면 되었다.)

● 카페 데멜(Café Demel): 콜마르크트 14번지. 달콤한 케익으로 더 유명한 집.

● 카페 디글라스(Café Diglas): 볼차일레 10번지

● 카페 아인슈타인(Café Einstein): 라트하우스플라츠 4번지

● 카페 프라우엔후버(Café Frauenhuber): 힘멜포르트가쎄 6번지. 비엔나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의 한 곳. 모차르트가 단골로 다니던 곳. 베토벤의 동생 카를이 처음에 문을 열었음. 카페의 2층에는 소규모 연주회장이 있으며 베토벤이 자주 연주 했음.

● 카페 그리엔슈타이들(Café Griensteindl): 미하엘러플라츠 2번지. 1990년에 새롭게 오픈한 유서깊은 카페. 미하엘러플라츠 설명 참고 요망.

● 카페 하벨카(Café Hawelka): 도로테르가쎄 6번지. 전통있는 도심의 카페.

● 카페 코르브(Café Korb): 브란트슈태테 9번지

● 카페 란트만(Café Landmann): 독토르 칼-로이거-링 4번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단골 카페. 부르크테아터(궁정극장)에서의 공연이 끝난후 들르는 곳.

● 카페 모차르트(Café Mozart): 알베르티나플라츠 2번지. 슈타츠오퍼가 끝나고 들르는 곳.

● 카페 프뤼켈(Café Prückel): 슈투벤링 24번지. 가장 전통있으며 가장 멋있는 카페

● 카페 무조임(Café Museum): 오페른가쎄 7번지. 비엔나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카페.

● 카페 라이문트(Café Raimund): 무조임슈트라쎄 6번지. 한적하고 전통적 분위기.

● 카페 자허(Café Sacher): 필하모니커슈트라쎄 4번지. 유서깊은 자허호텔의 카페

● 카페 쇼텐링(Café Schottenring): 쇼텐링 19번지

● 카페 슈봐르첸버그(Café Schwarzenberg): 캐른트너링 17번지. 슈봐르첸버그플라츠 소재

● 카페 티롤러호프(Café Tirolerhof): 휘리히가쎄(Führichgasse) 8번지

● 카페 알트빈(Café Alt Wien): 벡커슈트라쎄(Bäckerstrasse) 9번지

● 클라이네스 카페(Kleines Café): 프란치스카너플라츠 3번지

 

카페 알트 빈(Alt W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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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1구가 아닌 외곽에 있는 유명 카페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Café Berg(9구 Bergasse 9), Café Eiles(8구 Josefstädter Strasse 2), Café Falk(22구 Wagramer Strasse 137), Café Florianhof(8구 Florianigasse 45), Café Hummel(8구 Josefstädter Strasse 66), Café Ritter(6구 Mariahilferstrasse 73, Amerlingstrasse의 코너에 소재), Café Sperl(6구 Gumpendorfer Strasse 11), Café Stein(9구 Währinger Strasse 6), Café Weimar(9구 Währinger Strasse 68, 폭스오퍼 부근), Café Weidinger(16구 Lerchenfelder Gürtel 1), Café Wilder Mann(18구 Währinger Strasse 85), Café Westend(7구 Mariahilferstrasse 128, 서부역 건너편), Café Dommayer(13구 Dommayergasse 1-3, 요한 슈트라우스-플라츠)

 

히칭의 카페 돔마이어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한 커피스타일]

 

- 에스프레소: 진하게 내린 커피를 컵의 3분의 1정도만 넣은 것

-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에스프레소 커피에 밀크 거품을 거의 같은 양을 넣은 것

- 에스프레소 콘 파나: 에스프레소 커피에 거품을 낸 크림을 거의 같은 양을 넣은 것

- 카페 라테: 에스프레소, 스팀드 밀크, 밀크 거품을 같은 양으로 넣은 것

- 플랫 화이트:  스팀으로 만든 밀크를 에스프레서의 배나 넣은 것

- 카페 브레베: 에스프레소, 스팀드 해프앤해프, 밀크 거품을 같은 양으로 넣은 것

-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스팀드 밀크, 밀크 거품을 같은 양으로 넣은 것

- 카페 모카: 에스프레소, 초콜릿 시럽, 스팀드 밀크, 거품으로 함든 크림을 같은 양으로 넣은 것

- 아메리카노: 물을 에스프레소의 배를 넣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