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메리 위도우' 분석

한나의 이미지를 창조한 미치 귄터

정준극 2009. 11. 28. 18:42

[한나의 이미지를 창조한 미치 귄터]

 

레하르가 '메리 위도우'에서 한나와 다닐로의 이미지를 창조한 미치 귄터, 루이스 다닐로와 초연이후 포즈를 취했다. 1905년 12월 30일.

 

드디어 1905년 12월 30일 저녁, ‘메리 위도우’의 초연이 테아터 안 데어 빈에서 있었다. 인기 소프라노 미치 귄터(Mizzi Günther)가 한나 역을 맡았고 테너 루이스 트로이만(Louis Treumann)이 다닐로 역을 맡았으며 바리톤 지그문트 나츨러(Siegmund Natzler)가 대사인 제타 남작을, 소프라노 안니 뷘슈(Annie Wünsch)가 발렌시안느를 맡았다. 역사상 처음으로 한나 글라봐리(Hanna Glawari)의 이미지를 창조한 미치 귄터는 1879년 오늘날의 체코공화국인 당시 보헤미아의 바른스도르프(Varnsdorf)에서 태어났으며 1961년 향년 82세로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난 보헤미아-비엔나 오페레타의 대표적인 소프라노였다. 그는 1901년 비엔나에서 오페레타 ‘게이샤’에 출연하여 스타덤에 올랐다. 미치 귄터가 ‘게이샤’에서 부른 ‘오 미모사 상’(O Mimosa San)은 한때 유럽을 휩쓴 노래였다. 그는 레오 팔(Leo Fall)의 ‘달러공주’(Die Dollarprinzessin: 1907)와 ‘충성스런 농부’(Die fidele Bauer: 1908), 엠메리히 칼만의 ‘작은 임금님’(Der kleine König: 1912)의 세계 초연에서 주역을 맡았다.

 

메리 위도우에서 한나의 이미지를 창조한 미치 귄터

                               

12월 30일은 전통적으로 공연시즌에서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날이다. 섣달 그믐날의 전날 밤이어서 극장을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첫 공연은 그런대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관객들이 많지 않았다. 극장측은 두 번째 공연을 취소할 생각까지 했다. 그러다가 ‘여기서 주저앉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둘째 날의 공연에는 무조건 초대장을 뿌렸다. 사람들이 몰려 왔다. 1월 1일부터는 매진사례라는 종이를 써 붙여야 했다. 그로부터 며칠후, 비엔나의 곳곳에서는 ‘메리 위도우’의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메리 위도우’에 나오는 ‘빌리야 송’(Vilja Song), ‘막심에서 나를 찾을수 있어요’(Da geh' ich zu Maxim), ‘메리 위도우 왈츠’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흥겨워했다. ‘메리 위도우’는 레하르의 첫 번째 히트작품으로 그의 명성을 세계에 드높여준 것이었다.

 

오페레타 '메리 위도우' 중에서 막심스에서의 캉캉 장면  

 

비엔나에서만 연속 4백회의 공연이 있었다. 레옹이 예측한 40회의 열배였다. 이어 ‘메리 위도우’는 런던, 파리, 모스크바, 밀라노를 차례로 정복했다. 런던 초연은 1907년에 있었다. 이후 778회의 연속공연이 이루어졌다. 베를린에서는 구스타브 마츠너(Gustav Matzner)가 다닐로를, 마리 오트만(Marie Ottmann)이 한나를 맡았다. 베를린 팀은 1907년 최초로 전곡 녹음하여 음반으로 남겼다. 다른 도시들은 제발 자기들도 공연할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다. 각지에서 공연될 때마다 무대배경이나 연출이 조금씩 달랐다. 현지 실정에 맞게 무도회장면들의 내용을 수정했기 때문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동시에 다섯 곳의 극장에서 ‘메리 위도우’가 공연되었는데 연출이 모두 달랐다. 아돌프 히틀러는 미술대학교에 들어가려고 비엔나에 와서 체류할 때에 ‘메리 위도우’를 관람했다. 돈이 없어서 제일 싸구려 좌석에 앉았다고 한다. 1907년 10월이었다. 1938년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합병된 이후 비엔나를 방문한 히틀러는 프란츠 레하르를 특별 대우하도록 지시했다.

 

비엔나 슈타트파르크(시민공원)에 있는 레하르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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