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메리 위도우' 분석

열광적인 대유행

정준극 2009. 11. 28. 18:43

[열광적인 대유행]

 

‘메리 위도우’는 비엔나에서의 초연 이후 세계를 누비며 놀랄만한 사랑을 받았지만 뉴욕만큼 열광적으로 사랑한 곳도 없다. 뉴욕에서는 ‘메리 위도우’의 하나하나가 대유행이었다. 한나가 쓴 모자, 한나가 입은 코르셋, 다닐로가 물고 다닌 시가, 한나가 좋아하는 초콜릿, 향수, 스캘롭(가장자리 장식으로 쓰이는 부채꼴의 연속무늬가 있는 옷), 파티에서 마신 술 등 ‘메리 위도우’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지 대유행이었다. ‘메리 위도우’에 나오는 월츠는 요한 슈트라우스가 작곡하지 않은 왈츠로서는 가장 유명한 것이 되었다. ‘빌랴 송’은 미국에 이민 간 수많은 유럽인들(특히 동유럽)의 가슴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적셔 주는 곡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빌랴 송’은 Es lebt's eine Vilja, ein Waldmägdelein(빌랴라는 아가씨가 있었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이다. 뉴욕에서 ‘메리 위도우’가 얼마나 인기를 끌었는지는 ‘메리 위도우’와 관련한 만화를 보면 잘 알수 있다. 파리에서는 ‘메리 위도우’의 공연 이후, 막심스(Maxim's) 식당에 가서 단 한번만이라도 식사를 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라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릴리 엘지와 조셉 코인의 명콤비 

 

아래의 컷을 보면 메리 위도우에 대한 열기가 얼마나 극성이었는지를 알수 있다. 메리 위도우 모자는 대단히 큰 부인용 모자이다. 너무 커서 걸어나닐 때 옆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수 없다. 메리 위도우 시가는 주인공 한나(크리스탈)가 막심스에 들어가서 짐짓 그리세트 중의 하나라고 신분을 속이면서 피는 시가를 풍자한 것으로 대단히 길다. 메리 위도우 '한방'은 얼떨떨할 정도의 주먹 한방을 말한다. 메리 위도우 칵테일에는 보통 쓴 맛의 비터스를 섞지만 당시에는 많이 마시기 위해 비터스를 섞지 말라고 주문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메리 위도우 살라드는 일반 살라드보다 양이 많다. 그걸로 식사가 충분하다. 메리 위도우 케이크도 너무 커서 이걸 어떻게 먹나라고 고민하게 만든다.

 

메리 위도우 열풍을 풍자한 만화. 길거리의 상점들을 보면...메리 위도우 이발소(메리 위도우가 해 드리는 메리 위도우 스타일의 이발이라고 적혀 있다), 메리 위도우 양화점, 메리 위도우 하숙집(메리 위도우가 운영한다고 적혀 있다), 메리 위도우 카페(메리 위도우의 오빠가 운영한다고 적혀 있다), 메리 위도우 코르세트 상점, 메리 위도우 호텔 등등. 길거리에는 메리 위도우 땅콩 노점상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