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유서깊은 광장

나슈마르크트(Naschmarkt)

정준극 2010. 4. 7. 05:25

나슈마르크트(Naschmarkt) - 광장이 아닌 시장

그러나 벼룩시장이 열리는 넓은 장소 포함

2015년 목표로 대대적인 개선작업 착수

 

나슈막의 과일가게

 

나슈마르크트(현지인들은 나슈막트라고 발음하는 것 같음)는 비엔나 6구 마리아힐르프에 속하여 있으며 예전의 빈강을 따라 펼쳐 있는 빈차일레(Wienzeile)의 거리에 있다. 나슈마르크트는 빈강(빈플루쓰: Wienfluss)을 복개한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게트라이데마르크트(Getreidemarkt), 제체시온(Secession), 케텐브뤼케(Kettenbrücke)의 사이에 있다. 나슈마르크트는 이미 18세기에 빈강의 둔덕에 존재하고 있었다. 원래는 농산물 시장으로서 특히 우유 제품을 중점적으로 취급하였다. 나슈(Nasch)라는 명칭도 실은 우유를 따른다는 단어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간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변천했다고 한다. 원래 비엔나에는 프라이융에 농산물 시장이 있었으나 쇼텐슈티프트(아일랜드수도원)측이 비엔나 시당국에 시장을 옮겨 달라는 요청을 하여 이를 1780년경에 현재의 빈차일레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었다. 현재의 나슈마르크트가 있는 지역은 원래 가축을 도살하고 그 부산물을 처분하거나 또는 장작이나 연탄을 때고 나서 나온 재를 버리는 곳이었다. 한때는 쓰레기 처분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00년대 초반의 나슈마르크트

 

1793년 요셉2세 프란츠2세 황제는 과일이나 채소를 마차에 싣고 비엔나에 들어와 팔려는 사람은 모두 나슈마르크트에 와서 팔도록 했다. 한편 도나우를 통해서 배로 들어온 과일이나 채소는 샨첼마르크트(Schanzelmarkt)에서 취급하도록 했다. 샨첼마르크트는 1900년대까지 존속했었다. 그러다가 그것도 모두 나슈마르크트에 가져와 팔도록 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비엔나 시당국은 이 지역을 개발코자 건축가인 오토 바그너로 하여금 전체 지역을 설계토록 했다. 그리고 1905년에 비로소 나슈마르크트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캐른트너토르마르크트(Kärntnertormarkt) 또는 오브스트마르크트(Obstmarkt)라고 불렀었다. 오브스트는 과일을 말한다. 당시에는 나슈마르크트가 오페른가쎄로부터 빈강을 복개한 지역까지 이르렀으며 칼스플라츠의 일부도 나슈마르크트에 속했었다. 그러다가 1차 대전 후에 차츰 장소를 한정하여 현재의 위치가 확정된 것이다. 한때 나슈마르크트에 연결되었던 칼스플라츠에는 새로운 연못과 같은 조형물이 들어서는 바람에 더 이상 시장으로서 활용할수 없게 되었으며 더구나 칼스키르헤 앞이어서 국가적인 주요 행사에 지장을 주므로 이곳에서의 장사는 금지되었다.

 

1885년의 나슈마르크트. 그 때는 전차가 다녔다. 주로 과일을 팔았기 때문에 오브스트마르크트(Obstmarkt)라고 불렀다.

 

오늘날 나슈마르크트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그 자리에는 토요일마다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다. 마치 성남의 모란시장과 같다. 벼룩시장(Flohmarkt)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는 시장이다. 엣날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요즘엔 메이드 인 차이나의 별별 물건들까지 버젓이 팔고 있는 곳이 되었다. 나슈마르크트에서는 기본적으로 과일, 야채, 생선, 육류, 제빵류 등을 취급한다. 유고슬라비아, 그리스, 터키,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가져온 식료품들도 취급한다. 최근에는 아시아 식당들이 상당수가 들어섰다. 대부분 식당들이 자정까지도 문을 열므로 나슈마르크트에는 외식을 하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2010년 현재 나슈마르크트에는 123개의 고정 상점이 있다. 대부분 상점들은 주중에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반까지 문을 연다. 토요일에는 오후 5시까지이다. 현재 나슈마르크트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위생시설을 개선하며 상점의 단장도 이루게 된다. 식당들을 공식화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상수도와 전기시설, 그리고 개천(빈강)에 대한 정비가 이루어진다.

 

나슈막에는 야채와 과일만을 파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식당가가 들어섰다. 평일에도 밥먹으로 오는 사람들 때문에 북적북적하다.

 

벼룩시장은 토요일마다 열린다. 지하철 U4의 케텐브뤼켄가쎄에서 내리면 가깝다. 온갖 잡동사니와 같은 골동품들이 좌판에 널려 있다. 벼룩시장은 아침 5시부터 시작한다. 나슈마르크트의 주변에는 동쪽으로 제체시온 전시장이 있으며 테아터 안 데어 빈도 길건너에 있다. 나슈 마르크트의 양쪽에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이 있다. 마조르카 하우스는 오토 바그너가 설계한 건물이다. 베토벤의 '휘델리오' 등이 초연된 테어타 안 데어 빈(빈강변극장)도 이곳에 있다. 테아터 안 데어 빈의 구정문은 파파게노토르라고 부르며 그 앞 골목길이 파파게노가쎄이다. 그 옆길은 오페레타 작곡가로 유명한 칼 밀뢰커를 기념하는 밀뢰커가쎄이며 밀뢰커가쎄 6번지는 베토벤호텔이다. 베토벤이 살았던 집을 호텔로 만든 것이 아니라 베토벤이 테아터 안 데어 빈의 한쪽 방에 기거했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호텔 이름을 베토벤이라고 붙였다. 테아터 안 데어 빈의 구정문 옆 벽면에는 베토벤이 이 극장에서 기거하면서 무슨 무슨 작품들을 작곡했다는 기념명판이 붙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오늘날의 나슈맑. 빈차일레 길을 따라 질서있게 늘어서 있다. 앞의 독립 건물들은 대부분 식당

나슈마르크트에 연결되어 있는 넓은 공터에서는 주말에 벼룩 시장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