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오페라 작곡가 일화

자코모 마이에르베르

정준극 2010. 8. 11. 16:45

자코모 마이에르베르에 대한 일화

Giacomo Meyerbeer

  

'악마 로베르' 리허설

Robert le Diable(악마 로베르)는 파리의 오페라 팬들을 열광시켰다.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의 전형을 보여준 대작이었다. 사람들은 화려한 무대와 새로운 장치, 환상적인 오케스트레이션에 감동하였다. 마이에르베르는 런던의 드러리 레인(Drury Lane)극장과 계약을 맺어 '악마 로베르'의 런던 공연을 지휘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드러리 레인 극장측의 준비가 너무나 빈약하여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아마 마이에르베르로서는 파리 오페라극장의 무대가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고 방대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형편없이 보였을지도 모른다. 마이에르베르는 오케스트라 연습을 처음 시도하고 나서 그 수준이 형편없음에 다시한번 놀랐다. 자기의 의도대로 음악을 표현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마이에르베르는 단원들에게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완전히 연습을 마치려면 앞으로 8개월은 더 걸려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러자 악장이 일어서더니 '선생님(마에스트로). 연습은 더 없습니다. 오늘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당장 내일 공연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마이에르베르는 '그래요? 아니 그럼 이것이 유일한 연습이란 말입니까? 아이구, 그렇다면 아무런 할 말이 없습니다.'라고 말한 후 당장 보따리를 싸들고 파리로 돌아왔다.  

 

드러리 레인 극장. 1809년 화재로 소실되기 이전의 모습

 

자기의 위대함을 자랑하다

어느날 로시니는 마이에르베르의 초청을 받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마이에르베르의 '악마 로베르'를 관람하였다. 로시니는 그 중에서도 En vain j'espere un sort prospere[나는 헛되게 행운을 희망했도다]라는 테너 아리아에 대하여 깊은 인상을 받았다. 로시니는 마이에르베르에게 '당신이 이보다 더 훌륭한 아리아를 작곡한다면 나는 물구나무를 서서 춤을 추겠소'라고 말했다. 이 소리를 들은 마이에르베르는 '그래요? 그럼 어서 춤출 준비를 해야 할것입니다. '위그노'의 제4막이 곧 완성되니까요'라고 말했다. 로시니는 '아니, 위그노의 제4막이요? 친구여, 감히 물어보노니 '위그노'의 제4막이 어떤 점이 특별한지 말해주겠습니까?'라고 되물어 보았다. 사실 마이에르베르는 '위그노'의 제4막을 아직 작곡할 생각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4막을 곧 완성하겠다고 말했으니 이 노릇을 어떻게 하랴? 마이에르베르는 먼산을 바라보다가 '하여튼 기다려 보시오'라고 말을 돌렸다. '위그노'는 전5막으로 완성되었지만 4막에는 뚜렷한 아리아가 없었다.


'악마 로베르'의 한 장면

 

멘델스존의 마이에르베르 오페라 품평

멘델스존은 마이에르베르의 작품에 대하여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한 작품이다. 오케스트라는 독일인을 위한 것이고 댄스는 프랑스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멜로디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하모니는 상류층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핵심이 되는 심장이 없다." 고 말했다.


펠릭스 멘델스존 바로톨디. 대단한 평론가이기도 했다.

 

대화의 제목

몇명의 평론가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한참후 화제의 대상은 마이에르베르의 오페라에 대한 것이 되었다. 그러자 유명한 평론가인 페르디낭 힐러(Ferdinand Hiller)는 '여러분. 제발 오늘 저녁만이라도 정치에 대한 얘기는 하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평론가 페리디낭 힐러

 

뇌물 대 뇌물

마이에르베르는 창밖의 거리에서 어떤 통풍금을 연주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음악을 연주하는 바람에 신경이 쓰여서 도무지 작곡을 할수 없었다. 게다가 그 통풍금 연주자는 로시니의 음악만을 연주하였다. 마이에르베르는 하인을 불러서 '저 통풍금 사람을 만나 2 프랑을 줄테니 제발 다른 곳에 가서 연주하라고 그래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의 2프랑이라면 아마 오늘날의 3만원 정도는 될 것이다. 하인이 막 문을 나서려는데 마이에르베르가 하인을 다시 급히 불렀다. '아냐, 다른 부탁을 해야겠어. 여기 4프랑을 줄테니까 저 사람한테 로시니의 집 앞에가서 내가 작곡한 음악만을 연주하라고 하시오'라고 말했다. 잠시후 하인이 돌아왔다. 밖에서는 계속 로시니의 음악이 들렸다. 마이에르베르가 '어찌된 일이요? 4프랑이면 큰 돈인데'라고 물었다. 하인은 '아 글쎄 그게 말입니다. 저 사람이 아침에 로시니한테서 8프랑을 받고 마이에르베르의 집 앞에 가서 로시니의 음악만을 연주하라는 부탁을 받았다지 뭡니까"라고 말했다.


로시니도 유머라면 한 유머 하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