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곡가에 의한 오페라 베스트 10
1위는 단연 '포기와 베쓰'
오늘날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오페라의 센터가 되어 있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오늘날 세계 오페라의 중심지는 단연 미국이다. 경제대국으로서의 미국은 문화대국이라는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전국에 수많은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훌륭한 오페라단을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각지로부터 뛰어난 성악가들을 초청하여 오페라를 공연하고 있다. 카루소가 이름을 떨치게 된 것도 미국에서이며 마리아 칼라스가 나중에 다시 찾아온 곳도 미국이었다. 그러한 미국이지만 유럽의 관록과 전통에는 항상 경외심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미국은 베르디나 푸치니, 또는 모차르트나 바그너와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을 탄생시키지 못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미국에서도 훌륭한 오페라 작곡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미국적인 오페라들이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작곡가들에 의한 미국적 오페라는 미국의 자부심을 길러주기에 충분했다. 미국 작곡가들에 의한 베스트 10 오페라들은 어떤 것들인지 알아보자. 뉴욕의 유명한 오페라 제작자이며 대본가인 데이빗 벨라스코(David Belasco) 등이 평론가들과 머리를 맛대어 선정한 것이다. [벨라스코는 '황금서부의 아가씨' '나비부인'등의 대본을 썼다.]
그 전에 우선 '베스트'라는 것은 어떤 기준에 의한 것인지, 그리고 '미국의 오페라'라는 것은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인지부터 설명키로 하자. '우수한' 오페라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음악이다. 음악이 마음을 울리는 것이어야 한다. 기억에 남는 음악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부르는 음악이어야 한다. 대본이 어떤 언어로 되어 있느냐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의 오페라는 대본이 영어로 되어 있어야 한다. 아무리 미국 작곡가에 의한 오페라라고 해도 다른 나라 말로 되어 있으면 곤란하다. 미국인이 아닌데 미국에서 작곡된 오페라라고 해서 미국의 오페라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를 미국의 오페라라고 볼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10년 뉴욕에서 초연된 푸치니의 '황금서부의 아가씨'(La fanciulla del West: The Girl of the West)는 미국의 작가인 데이빗 벨라스코(David Belasco)의 The Girl of the Golden West 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의 줄리오 치비니니(Giulio Cibinini)와 카를로 찬가리니(Carlo Zangarini)가 대본을 쓴 것이지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푸치니에게 의뢰한 것이고 미국에서 작곡이 마무리되었으며 미국 작가의 작품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비록 이탈리아의 푸치니가 작곡했지만 미국의 오페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푸치니의 '황금서부의 아가씨'의 한 장면. 메트로폴리탄의 의뢰한 작품으로 1910년 메트로폴리탄에서 초연되었다. 그래서 비록 이탈리아 작곡가에 의한 오페라이지만 미국의 오페라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난봉꾼의 인생행로'(The Rake's Progress)는 미국의 시인인 체스커 칼만(Chester Kallman)이 영국의 W. H. Auden(와이스탄 휴 오든)과 공동으로 대본을 쓴 것이다. 스트라빈스키는 러시아 출신이지만 나중에 미국으로 귀화하였으므로 미국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리 미국에서 작곡했다고 해도 '난봉꾼의 인생행로'를 미국의 오페라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놀드 쇤버그(Arnold Schoenberg)도 오스트리아 출신이지만 미국인이 된 작곡가이다. 그렇다고 그가 미국에서 완성한 '모세와 아론'을 미국의 오페라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트라빈스카니 쇤버그의 오페라는 '유럽'의 오페라인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오페라'라는 규정은 애매할 경우가 많다.
영국의 윌렴 호가스(William Hogarth: 1697-1764)가 그린 열두장의 '난봉꾼의 인생행로'의 그림중 세번째로 주인공인 톰이 런던의 어떤 매음굴에 빠져 있는 장면. 호가스의 그림들을 토대로 미국의 체스터 칼만이 희곡을 만들었고 그 희곡을 토대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가 오페라를 만들었다. 스트라빈스키는 나중에 미국시민이 되었지만 그렇다고해서 '난봉꾼의 인생행로'를 미국의 오페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1위: '포기와 베쓰'(Porgy and Bess). 비록 유태계 작곡가인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이 작곡하고 그의 형인 아이라 거슈인(Ira Gershwin)이 대본을 썼지만 흑인의 노래를 담았으며 또한 출연진이 모두 흑인이라는 특징이 있다. '포기와 베쓰'의 원작은 백인우월지역인 사우드 캐롤라이나 출신의 뒤보스 헤이워드(DuBose Heyward)라는 것도 특별한 일이다. 혹자는 '포기와 베쓰'를 뮤지컬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부터 오페라로 공연되었다. 유명한 아리아 '섬머타임'(Summertime)은 오페라 소프라노들이 즐겨 부르는 곡이며 이밖에도 I Got Plenty o'Nuttin, It Ain't Necessarily So, Bess! You Is My Women Now, There's a Boat dat's Leavin' Soon for New York, A Woman is a Sometime Thing, I'm on My Way, I don't think that Porgy is an 'Uncle Tom' 등과 같은 훌륭한 곡들이 나온다. 오늘날 '포기와 베쓰'는 미국을 대표하는 오페라로서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가장 자주 공연되고 있는 미국의 오페라이다.
'포기와 베쓰'는 오늘날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고 있는 미국의 오페라이다.
2위: 버질 톰슨(Virgil Thomson)의 '3막에서의 네 성자'(Four Saints in Three Acts): 버질 톰슨(Virgil Thomson)이 여류 극작가인 거트루드 슈타인(Gertrude Stein)의 Four Saints in Three Acts(1927)을 오페라로 만든 작품이다. 활발하고 감동적인 합창인 When This You See, Remember Me(이것을 볼 때, 나를 기억하소서)는 슈타인에 대한 다큐멘타리 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되었다. 스페인 성자들에 대한 드라마로서 신비함을 주는 이 작품의 핵심은 성령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데 있다. 작곡자인 톰슨은 무대 연출 내용과 각 장면의 구성에 대하여 일일히 지시를 해 놓았다. 톰슨과 슈타인은 The Mother of Us All(우리 모두의 어머니: 1947)에서도 훌륭한 합작을 이룩한바 있다. '네 성자'는 1934년 초연되었다. 당시로서는 특이하게 셀로판지로 무대장치를 했으며 모두 흑인으로 캐스트를 삼았다. 오늘날 '네 성자'는 그다지 자주 공연되지는 않고 있지만 음악과 혁신적인 연출은 미국 오페라의 모델이 되고 있다.
'3막에서의 네 성자'의 한 장면. 초연에서는 모두 흑인을 캐스팅하였으나 요즘에는 반드시 그러하지 않다.
3위: 푸치니의 '황금서부의 아가씨'(La fanciulla del West)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비록 이 오페라가 이탈리아 작곡가(푸치니)에 의한 이탈리아어 대본의 작품이지만 미국의 극작가인 데이빗 벨라스코(David Belasco: 1853-1931)의 '황금서부의 아가씨'(The Girl of the Golden West)를 바탕으로 하였고 미국의 오페라단인 메트로폴리탄이 의뢰하였으며 메트로폴리탄에서 1910년에 초연되었으므로 사람들은 주저함이 없이 미국의 오페라라고 말하고 있다. '황금서부의 아가씨'는 '라 보엠'이나 '토스카' 또는 '나비부인'만큼 자주 공연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른바 훠티 나이너스(49ers)라고 불리는 1840-50년대 미국서부 개척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진실로 미국적인 오페라라고 볼수 있다. 무대의 배경은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끝자락에 있는 어떤 마을이다. 멜로드라마인 이 오페라에서는 소프라노(미니)보다는 테너(딕슨)의 역할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초연에서 엔리코 카루소가 악당인 딕 존슨의 역할을 맡아 대기염을 토하였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10년 메트로폴리탄에서의 초연 장면. 딕 존슨에 엔리코 카루소, 미니에 에미 더스틴(Emmy Dustin), 보안관인 잭 랜스에 바리톤 파스쿠알레 아마토(Pasquale Amato)이다.
4위: 필립 글라스의 사티야그라하(Satyagraha). 필립 글라스(Philip Glass)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의 작곡가이다. 그런데 그는 그의 작품에서 아카디안어, 히브리어, 힌두어, 호피어, 그리고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수 있는 '사티야그라하'에서는 산스크리트어까지 사용했다. '사티야그라하'라는 말은 1919년 간디가 주창한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말한다. '사티야그라하'에는 가슴이 저미도록 아름다운 고대 힌두 서사시의 구절들도 담겨 있다. 바가바드 기타(Bhagavad Gita)노래의 오리지널을 산스크리트어이다. 필립 글라스는 레오 톨스토이, 라빈드라나스 타고르,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저서에서 텍스트를 가져오기도 했다. 오페라 '사티야그라하'는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을 때 경험한 일들을 그리고 있다. 필립 글라스는 1976년에 '해변의 아인슈타인'(Einstein on the Beach), 1983년에 아크나텐(Akhanaten), 1990년에 항해(The Voyage), 그리고 많은 찬사를 받은 2007년도의 아포마톡스(Appomattox) 등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사티야그라하'의 한 장면
5위: 레오나드 번슈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웨스트 사이드는 뉴욕에 있는 구역의 이름이다. 이곳에서 일어난 푸에르토리코 소년들과 앵글로 색슨 계통의 소년들이 벌이는 라이벌 투쟁에 대한 것으로 스토리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져온 것이다. 대본은 '스위니 토드'를 작곡한 스테픈 존트하임(Stephen Sondheim)이 썼다. 번슈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뮤지컬이냐 오페라냐 하는 논란은 처음부터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번슈타인은 오페라로 작곡했기 때문에 아직도 세계의 오페라계에서는 이 작품을 오페라로 간주하고 있다. 번슈타인 자체의 레코딩에서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Kiri Te Kanawa)가 푸에르토리코 이민가정의 마리아를, 테너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가 비히스패닉계의 백인으로, 메조소프라노 매릴린 혼(Marilyn Horne)이 등장한 것만 보아도 오페라의 성격이 강하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판이라고 보면 된다.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호수무대에서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공연 장면
6위. 칼리슬 플로이드의 '수산나'(Susannah). 미국 남부에서 일어난 음산하고 괴기한 중세풍의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퓨리탄적인 지역에서 젊은 여인 수산나가 창녀라는 비난을 받는다. 어떤 부흥전도사가 그런 수산나의 영혼을 구원한다고 접근하며 유혹하여 범한다. 마을 사람들은 수산나를 마치 마녀사냥이나 하는 것처럼 처형코자 한다. 1950년대에 미국에서 히스테리처럼 번졌던 반공주의의 일면을 보는 것과 같은 내용이다. 비슷한 작품으로서 신클레어 루이스(Sinclair Lewis)의 엘머 갠트리(Elmer Gantry)가 있다. 영화 '엘머 갠트리'에서는 버트 랜카스터(Burt Lancaster)와 진 시몬스(Jean Simmons)가 출연하여 깊은 인상을 주었다. '엘머 갠트리'는 아직 오페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페라 수산나에서는 천진하고 순수한 수산나가 어떻게 하여 시닉한 여인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베이비 도의 발라드'와 '난봉꾼의 인생행로', 그리고 데이빗 칼슨(David Carlson)의 최근 오페라 버전인 '안나 카레리나'에서도 그런 요소를 찾아볼수 있다. 오페라 '수산나'가 뛰어난 것은 드라마틱한 음악때문이기도 하다.
오페라 '수산나'의 한 장면. 부흥전도사가 수산나의 영혼을 구원하겠다며 오히려 유혹하여 순진한 여인을 시닉한 여인으로 만든다.
7위: 사뮈엘 바버(Samuel Barber)의 바네싸(Vanessa). 나이 많은 여인 바네싸가 청년 아나톨에게 집착하는 것이 마치 '장미의 기사'에서 노년에 접어 들기 시작한 마샬린이 젊은 옥타비안에 집착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오페라 '바네싸'는 어찌보면 비극적인 결말이다. 바네싸의 조카 에리카의 비참함 때문이다. '바네싸'의 영어 대본은 사뮈엘 바버와 평생 친구로서 지낸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지안 카를로 메노티(Gian-Carlo Menotti)가 썼다. 작곡가가 다른 작곡가의 오페라 대본을 써준 경우는 극히 드믈다. 아무튼 작곡가가 대본을 썼기 때문에 음악과 대본의 조화가 두드러져 있다. 바네싸 역할로서는 엘리아노 스테버(Eleanor Steber), 로살린드 엘리아스(Rosalind Elias), 그리고 최근의 키리 테 카나와(Kiri Te Kanawa)가 깊은 인상을 주었으며 아나톨로서는 테너 니콜라이 겟다(Nicolai Gedda)가 인기를 차지했었다. 사뮈엘 바버는 링컨 센터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새 본부를 위해 1966년에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를 작곡한바 있다. 이 오페라는 재난이라고 할 정도로 혹평을 받았다. 그후 바버는 더 이상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았다.
바네싸 역의 키리 테 카나와
8위: 존 코릴리아노(John Corigliano)의 '베르사이유의 유령'(Teh Ghost of Versailles)은 메트로폴리탄이 설립 1백주년을 기념하여 의뢰한 작품이다. 피에르 보마르셰의 3부작 중에서 '죄많은 어머니'(La Mere coupable: The Guilty Mother)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지만 원작에 충실한 내용은 아니다. 단두대에서 처형될 마리 앙뚜아네트를 격려하는 내용으로 오페라에는 보마르셰까지 등장한다. 스토리는 미국적인 것이 아니지만 음악과 형식은 미국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오페라로 인정받고 있다. 1991년의 메트로폴리탄 초연에서는 마리 앙뚜아네트를 테레사 스트라타스(Teresa Stratas)가 맡았고 로시나는 르네 플레밍(Renee Fleming)이 맡았으며 매릴린 혼(Marilyn Horne)은 사미라라는 비교적 단역을 맡았다.
'베르사이유의 유령'은 '피가로의 결혼'의 후속편으로 유럽의 오페라이지만 메트로폴리탄 1백주년 기념으로 미국의 작곡가가 작곡한 것이어서 미국의 오페라로 간주되고 있다.
9위: 스테픈 손트하임(Stephen Sondheim)의 '플리트가의 악마 이발사, 스위니 토드'(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인식되고 있지만 오페라로 분류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아마 브로드웨이에서 안젤라 랜스베리(Angela Lansbury)와 조지 헌(George Hearn)이 등장하여 관심을 끌었기 때문에 뮤지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음악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어둡고 괴기한 코미디라는데서 미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듯하기 때문에 미국의 오페라 베스트 10에 포함된 것 같다.
스위니 토드의 한 장면
10위: 더글라스 무어(Douglas Moor)의 '베이비 도의 발라드'(The Ballad of Baby Doe)이다. 콜로라도 은광의 전설적 인물인 호레이스 타보르(Horace Tabor) 남작과 그의 성실한 부인 오거스타(Augusta: Baby Doe)에 대한 이야기이다. 콜로라도의 센트랄 시티에서 세워진 오페라 하우스 타보르(Opera House Tabor)에서 1958년에 초연되었다. 훗날 뉴욕 시티 오페라에서 비벌리 실스(Beverly Sills)가 타이틀 롤을 맡아 대단한 갈채를 받았다. '베이비 도의 발라드'는 노래를 들어보면 오페라라기 보다는 뮤지컬이라는 인상을 갖게 한다. 특히 호레이스와 베이비 도가 처음 만났을 때 부르는 듀엣 Oh. Mr Tabot 와 Warm as the Autumn Light 는 마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마리아와 토니가 처음 만나 부르는 듀엣을 연상케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호레이스는 바리톤인데 토니는 테너라는 것이다. 비벌리 실스는 베이비 도의 '버들의 노래'(Willow Song)에서 아무런 두려움 없이 하이 D를 불러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Gold is a Fine Thing 이나 And I'll show You Something Else 는 브로드웨이 합창을 연상케 한다. '베이비 도의 발라드'는 미국적인 향취가 넘쳐 있는 작품이다.
'베이비 도의 발라드'. 호레이스와 오거스타의 만남.
[그밖의 미국 오페라들]
흑인으로 래그타임 음악의 거장인 스캇 조플린(Scott Joplin)이 1910년에 내놓은 트리모니샤(Treemonisha)는 래그타임 음악으로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자주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이다. 그렇지만 이 오페라에는 바그너적인 하모니가 담겨 있고 또한 발라드, 왈츠, 행진곡, 바버샵 쿼텟(남성4중창)이 등장한다.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교육을 통하여 사회적 지위를 향상코자 하는 흑인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릴리안 헬만(Lillian Hellman)의 소설 The Little Foxes(작은 여우들)을 바탕으로 마크 블리츠슈타인(Marc Blitzstein)이 작곡한 Regina(리자이나)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오페라이다.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희곡인 A View from the Bridge(다리에서 본 광경)을 윌렴 볼콤(William Bolcom)이 동명의 오페라로 만든것도 흥미있는 작품이다. 유지 오닐(Eugene O'Neill)의 소설 The Emperor Jones(존스 황제)를 1933년에 루이스 그륀버그(Louis Gruenberg)가 오페라로 만든 것도 있다. 또한 1934년에는 하워드 핸슨(Howard Hanson)이 나다니엘 호손(Nathaneal Hawthorne)의 소설인 Merry Mount(메리 마운트)를 오페라로 만든 것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이 오페라의 조곡은 특히 사랑을 받고 있다.
스캇 조플린의 래그타임 오페라인 '트리모니샤'의 한 장면
스튜워트 월레이스(Stewart Wallace)가 1995년에 하베이 밀크(Harvey Milk)의 생애를 그린 오페라도 있다. 하베이 밀크는 미국 최초의 게이(동성연애자) 정치가로서 캘리포니아 공직자가 된 사람이다. 제이크 히기(Jake Heggie)가 2000년에 테렌스 맥낼리(Terrence McNally)의 소설인 Dead Men Walking(사형수 입장)을 오페라로 만든 것은 미국 오페라 연혁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워준 것이었다. 탠 던(Tan Dun)의 The First Emperor(초대 황제)는 2006년 메트로폴리탄에서 플라치도 도밍고가 타이틀 롤을 맡아 초연하여 화제를 불러 일으킨 작품이다. 지휘자로 유명한 안드레 프레빈(Andre Previn)이 테네씨 윌렴스(Tennessee Williams)의 A Streetcar Named Desire(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오페라로 만든 것은 관현악의 훌륭함으로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미국의 오페라를 거론함에 있어서 존 애덤스(John Adams)를 빼놓을수 없다. 그의 여러 작품 중에서 Doctor Atomic(닥터 애타믹)은 원폭 개발에 따른 비화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애덤스의 또 다른 작품으로서 타밀 전설을 바탕으로 피터 셀라스(Peter Sellars)가 대본을 쓴 The Flowering Tree(꽃피는 나무)는 아름다운 아리아와 화려한 오케스트라 음악으로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애덤스와 셀라스가 합작한 The Death of Klinghoffer(클링호퍼의 죽음), 앨리스 굿맨(Alice Goodman)이 대본을 쓴 Nixon in China(중국에 간 닉슨)도 관심을 끄는 작품이다.
존 애덤스의 '중국에 간 닉슨' 무대
소머셋 모엄(Somerset Maugham)의 희곡 The Letter(편지)를 테리 티치아웃(Terry Teachout)이 대본을 만들고 폴 모라베크(Paul Moravec)가 음악을 붙인 오페라도 높은 관심을 끈 작품이다. 산타 페에서의 초연에서는 패트리시아 라세트(Patricia Racette)가 주역을 맡아 갈채를 받았다. 데이빗 칼슨(David Carlson)이 작곡하고 콜린 그레이엄(Colin Graham)이 대본을 쓴 Anna Karerina(안나 카레리나)는 비록 톨스토이 원작을 오페라로 만든 것이지만 미국의 오페라로서 세계의 관심을 끈 것이다. 1996년 유타가 주로 승격한지 1백주년을 기념하여 작곡한 칼슨의 Dreamkeepers(드림키퍼스)는 뛰어난 오케스트라 조곡으로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데이빗 칼슨의 '안나 카레리나'의 오프닝. 모스크바 기차역의 분주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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