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강화-인천

소래역사관

정준극 2014. 5. 22. 09:29

소래역사관(Sorae History Museum)

소래포구의 옛 정취를 느낄수 있는 문화와 역사의 공간

 

소래역사관

 

소래라고 하면 지금은 거의 모두 사라졌지만 우선 염전이 생각난다. 서해안에는 주안염전 등 이름난 염전들이 여러 곳이 있었는데 소래는 그 중의 하나였다. 좋은 소금이 많이 나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 유명했던 염전들이 지금은 당연히 도시개발 덕분에 거의 모두 사라졌다. 도시개발 덕분이라고 했지만 그 전부터 공장에서 화학제품의 소금이 생산되기 시작하자 고된 노동으로 만드는 천일염의 염전은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소래는 이제 염전보다는 포구와 함께 어시장으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기야 소래는 소래포구라고 불리지만 포근한 항구처럼 생겼다기 보다는 마치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의 갯벌이 만조가 되면 바닷물이 들어와서 배를 댈수 있을 정도의 지역이다. 아무튼 1960년대와 70년대에 소래에 가면 포구 입구의 공터에 줄을 쳐 놓고 마을 청년인듯 한 사람이 주차요금을 받던 곳이 있었고 그것을 지나면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어시장이 있었다. 어시장에서는 게, 새우, 각종 생선, 새우젓, 조개젓 등을 파는 노점이나 가게들이 많았고 횟집들도 여럿이나 있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개발 바람이 불더니 건물들이 들어서고 길이 정비되고 뚝방길이 만들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뿐이 아니다. 근자에 수인선 복원 사업에 따라 전철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어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옛날 생각만 하고서 소래를 찾아 갔다면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 정신이 없을 것이다. 이제 소래는 옛날 수인선 협궤 열차가 정차하던 보잘것 없는 마을이 아니다. 번화한 거리도 이만한 곳이 없을 정도의 지역이 되었다. 수인선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1930년대에 만들어진 남수원-남인천 간의 협궤 열차는 1995년인가에 사라지고 지금은 반듯한 전철이 수시로 운행되고 있다. 상전벽해이며 세월이 여류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곳이 소래이다. 어디 소래뿐인가? 송도도 그렇고 남동도 그렇다. 개발 바람이 보통 강한 것이 아니었다.

 

장난감과 같은 수인선 협궤 기관차 야외 전시

 

옛날에 소래를 가려면 수인선을 겨우 올라타거나 또는 시골 버스를 오랫 기다렸다가 얻어 타고 가야 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지금은 다르다. 가장 쉽게 갈수 있는 방법은 지하철이다. 지하철 4호선 오이도 가는 것을 타고 종점인 오이도에 내리면 금방 같은 플랫홈에서 송도가는 전철을 탈수 있다. 이름은 경전철이라고 되어 있지만 보통 지하철과 다를바 없다. 오이도를 출발하여 월곳을 지나면 다음 역이 바로 소래포구역이다. 역에서 내려서 포구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소래포구종합어시장 건물이 나오고 내쳐서 포구쪽으로 걸어가면 큰 길가에 소래역사관이 있다. 소래역사관 앞길을 건너가면 포구의 제방길이다. 산책로가 시원하게 다듬어져 있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별다른 재미이다. '어서 오세요, 횟감 좋아요, 회 시키시면 전복도 서비스로 드립니다' 등등의 각종 호객소리를 적당히 피해서 구경을 다니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해산물을 사게 된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우선 소래(蘇萊)라는 명칭부터 알아보자. 역사관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그걸 옮겨 본다. 하나는 이 곳의 지형이 소라처럼 생겼다고 해서 소래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우리말 형용사인 '솔다'에서 '소래'가 나왔다는 것인데 '솔다'는 가늘다, 뾰족하다, 좁다는 뜻의 단어라고 한다. 처음 들어보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한다. 왜 솔다라는 단어가 바탕이 되었는가 하면 이곳 주변에는 소래산, 오봉산 등이 있는데 비교적 작은 산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봉우리가 뾰족한 편이어서 산아래의 마을 이름도 산봉우리 모양을 따서 소래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런 전설이 있나 싶을 정도의 이야기이다. 신라 무열왕 시절에 당나라의 소정방이 군대를 이끌고 백제를 멸망하기 위해 온 일이 있다. 이때 소정방의 군대가 현재 중국 산동반도의 래주(萊州)에 집결한 후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 지금의 덕적도를 지나 소래산 자락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정방의 소(蘇)와 래주의 래(萊)를 합해서 소래가 되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또한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서 솔내(松川)라고 부르다가 발음이 귀찮아서 소래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소래역사관 전경

 

소래역사관은 현재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속하여 있다. 주소는 아암대로 1605번지로 되어 있다. 과거에는 경기도 시흥군 소래읍이었다. 소래까지 인천이라니 '아니, 인천이라고 하면 저 동인천이나 연안부두만을 생각하게 되는데 여기까지 인천이라니 왠지 이상하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이 그렇다. 소래역사관은 아담한 2층 건물이다. 이런 건물을 만들면 지방문화 발전을 위해 좋긴 좋지만 한편으로는 이 건물 때문에 공무원들도 새로 충원하고 예산도 그럭저럭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주민들의 피같은 세금을 쓰는 것이니 하루종일 역사관을 관리한답시고 앉아 있는 일용직이나 담당 공무원들의 팔자가 상팔자인 것처럼 느껴진다. 제발 실제는 그렇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층에는 학예실도 있다. 2층에는 영상실이 있어서 소래포구의 어제와 오늘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1층 전시실은 주로 염전과 어시장에 대한 것이다. 2층 전시실은 수인선 소래역에 대한 사항과 소래포구의 생태계에 대한 시청각 전시가 되어 있다. 염전과 소래역, 이 두가지 주제를 가지고 상당히 아기자기한 전시를 마련해 놓았다. 아이들의 교육 장소가 되기 위해 만지고 보고 듣는 시청각 시설을 충실히 설치해 놓았다. 하지만 물론 앞으로 역사관의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여 누구나의 역사관이 되도록 하고 전시내용을 더욱 충실히 할 계획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인선 철도공사 장면 

소래염전에서 천일염 수거 작업 장면 

역사관 옆 광장의 조형물. 회 한접시를 놓고 친교하는 사람들. 별걸 다 만들어 놓았다.

 포구길에 있는 꽃게 조형물

역사관 옆 광장의 돌고래 조형물 

역사관 2층 수인선 소래역 모델. 정말 옛날 생각이 난다.

소래어시장 모델

현재의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의 풍경. 2017년 초엽이던가 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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