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기념 명판과 조각(Türkendenkmal)
Türkenbefreiungsdenkmal(터키해방기념비)
왼쪽은 1894년에 설치된 기념비이다. 오른쪽은 전쟁때 파괴되고 남은 조각으로 같은 장소에 꾸며 넣은 조각들이다.
슈테판성당 남탑의 프림토르(Primtor: 큰문)의 근처 벽면에는 위의 오른쪽 사진처럼 성모와 교황과 황제, 그리고 가운데에는 무슨 글씨를 써넣은 명판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수 있다. 튀르켄덴크말이라고 부르는 기념물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슈테판성당은 터키의 제2차 비엔나 공성(1683) 2백주년을 기념하여 '터키해방기념비'(튀르켄베프라이웅스덴크말)를 제작하여 1894년에 제막했다. 조각가 에드문트 헬머(Edmund Hellmer)가 제작했다. 에드문트 헬머는 슈타트파르크의 요한 슈트라우스 황금상을 제작한바 있고 호프부르크의 미하엘러토르 옆의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땅에 대한 힘'(Die Macht zu Lande) 등을 제작한바 있다. 에드문트 헬머가 터키군이 물러나고 비엔나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여 만든 조각작품은 왼쪽 사진에서 볼수 있듯이 대단히 화려하고 정교한 것이었다. 바로크 양식에 바탕을 둔 역사주의 작품이며 조각의 양 옆에는 고린도 양식의 기둥을 설치하여 고전적인 멋을 한껏 포현한 작품이었다. 조각의 가운데에는 어떤 기사가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그 위에는 승리의 천사가 승전을 치하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 있다. 또 맨 꼭대기에는 성모가 은혜스럽게 내려다보는 모습의 조각이 있다. 또한 기마상의 양 옆에는 교황들과 황제들의 모습을 조각으로 만들어 설치했다. 기마상의 상단에는 GLORIA VICTORIBUS 라는 라틴어가 적혀 있었다. 라틴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뜻이 '영광된 승리'라는 것 쯤은 짐작할수 있다.
그런데 1945년 3월, 전쟁이 한창 막바지에 있을 때에 슈테판성당은 화재로 큰 피해를 보았다. 소련군이 쏜 포탄이 슈테판성당의 옆 건물에 떨어져서 불이 났으며 그 불이 슈테판성당까지 번졌던 것이다. 이 화재의 여파로 '터키해방기념비'는 안타깝게도 파괴되었다. 가운데의 큰 기마상은 없어졌고 천사상도 없어졌다. 남은 것은 다행스럽게도 성모상과 교황과 황제상이었다. 나머지 파손된 조각들은 대성당의 지하에 간직되어 있었지만 원래 제작자가 아닌 다음에야 복구하기가 힘들어서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하여튼 파괴되지 않은 조각들만 모아서 현재대로 벽에 붙여 놓았다. 가운데 부분의 기마상이 있던 자리에는 오스트리아 국가의 가사를 썼던 시인이며 작가인 파울라 프레라도비치(Paula Preradovic)의 글이 적혀 있다.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Einst in der türkischen Not zu Hilfe kam rettend Maria. Stolze Gestalten in Stein zeugten vom Dank ihrer Stadt. Nun da der furchtbarste Krieg zerstörte den Dom und das Denkmal Jungfrau, Kaiser und Papst einzig verschonte der Brand. Innozenz sehet den Elften und Leopoldus den Ersten, knieend mahnen sie euch: lasset zu hoffen nicht ab! Nie wird in künftigem Sturm ihr betendes Wien sie verlassen. Österreichs Mutter, sie hilft, seid ihr nur stark und getr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