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355. 길버트-설리반의 '페이션스'(Patience)

정준극 2017. 2. 25. 21:03

페이션스(Patience) - 번손의 신부(Burnthone's Bride)

길버트와 설리반의 다섯번째 2막의 사보이 오페라...탐미적인 유행 비판


브로드웨이 공연의 한 장면. 심미주의 시인인 번손이 뭇 아가씨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오페라 부파가 한창이고 프랑스에서는 오펜바흐에 의한 오페레타가 인기를 끌고 있었으며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징슈필이 유행하다가 캬바레 음악과 비엔나 오페레타로 발전하고 있을 때 대륙에서 떨어진 영국에서는 사보이 오페라가 판을 치고 있었다. 사보이 오페라란 런던에 있는 사보이 극장에서 공연되었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은 오페라이다. 오페라라고 하지만 가만히 보면 요즘의 뮤지컬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작품들이다. 다만, 주인공들이 와이어레스 마이크만 착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사보이 극장에서는 주로 길버트와 설리반의 라이트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때문에 G&S 콤비의 오페라를 사보이 오페라 또는 G&S 오페라라고 불렀다. G&S 오페라는 작사가인 윌리엄 길버트(William Gilbert: 1836-1911)와 작곡가인 아서 설리반(Arthur Sullivan: 1842-1900)이 콤비가 되어서 19세기 중반부터 영국의 오페라 극장들을 압도하는 라이트 오페라들을 말한다. 사족이지만, 영국에서는 코믹 오페라를 라이트 오페라(Light Opera)라고 불렀다. 요즘에도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영국계의 나라들에 라이트 오페라단(Light Opera Company)들이 있는데 이는 영국 스타일의 코믹 오페라를 중점 공연하는 단체들을 말한다. 사보이 오페라는 빅토리아 여왕 시절에 한창이던 코믹 오페라이다. 그렇게 인기를 끌게된 배경에는 빅토리아 여왕이 도덕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였기 때문에 이에 약간 반발하는 의미에서 풍자를 겸한 코믹 오페라가 성행하게 되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참고로 G&S(길버트와 설리반)이 합작해서 대히트를 기록한 사보이 오페라로는, 배심재판(Trial by Jury: 1875), 마법사(The Socerer: 1877), 피나포어(The HMS Pinafore: 1878), 펜잔스의 해적(The Pirates of Penzance: 1880), 페이션스(Patience: 1881), 이올란테(Iolanthe: 1882), 이다 공주(Princess Ida: 1884), 미카도(The Mikado: 1885), 루디고레(Ruddigore: 1887), 런던탑의 근위병(The Yeomen of the Guard: 1888), 골돌라 사공(The Gondoliers: 1889), 유토피아(Utopia: 1893), 대공(The Grand Duke: 1896) 등이 있다. 그중에서 G&S 콤비의 다섯번째(또는 여섯번째) 작품인 '페이션스'를 소개코자 한다. '페이션스'는 인내, 끈기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목장에서 일하는 우유짜는 아가씨의 이름이다. 별 이름도 다 있다.


오페라 알 라 카르트. 번손과 아가씨들(실은 레이디들)


'페이션스'는 1881년 4월 23일 런던의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대인기를 끌었다. 런던 시민들은 이미 몇년 전부터 G&S 콤비의 '피나포어'와 '펜잔스' 등을 보고 너무 재미가 있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였는데 또 다시 두 콤비가 만든 '페이션스'가 나왔기에 가서 보니 이것 또한 스토리가 너무 재미 있고 음악도 기가 막히게 좋아서 또다시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페이션스'는 오페라 코믹 극장에서 초연 이후 계속 인기를 끌고 있던 중에 런던에 새로 사보이라는 극장이 생기자 그곳으로 옮겨서 공연을 계속하였다. 도일리 카르트 오페라단이 세운 사보이극장은 전세계에 있는 극장 중에서 전기시설을 처음 설치한 극장으로도 유명하다. 즉, 무대조명을 전기로 하기 시작한 극장이었다. 아무튼 캐캐한 가스등의 냄새를 맡지 않고 밝은 조명아래에서 공연되는 '페이션스'를 보게되자 몇번이고 계속 찾아오는 사람들도 수두룩했다. 그래서 '페이션스'는 런던에서만 초연 이래 578회의 공연기록을 세웠다. 어떤 내용이기에 그토록 인기를 끌고 공연되었던 것일까? 1870년대와 1880년대에 유럽에서는 심미주의라는 이상한 풍조가 유행이었다.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것을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은 사상을 말하지만 그것이 지나쳐서 비단 예술작품 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별별 구석에서도 아름답고 멋있는 것을 추구하는 것을 하나의 이상으로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예를 들어 심지어 여성들을 날씬하게 보이도록 해주는 코스세트도 심미주의 산물의 하나였다. '페이션스'는 당시 사회를 휩쓸었던 심미주의 열병을 풍자한 내용이다. 먹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서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은 정신병자나 할 일이라는 풍자였다. 그러다보니 그런 풍자를 소재로 삼은 '페이션스'가 주로 서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지 않을수 없었다. 그런데 요즘 관객들은 심미주의니 무어니 하는 것에 관심들이 없어서인지 근자에 들어와서 '페이션스'가 별로 자주 공연되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은 사실이다.


안젤라와 사피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던 장교들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페이션스'에는 네 종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나는 나긋나긋하지만 유약하게 보이는 시인들이다. 레지날드 번손(Reginald Burnthorne)은 세속적인 시인이며 아치발드 그로스베너(Archibald Grosvenor)는 목가적인 시인이다. 또 하나는 재잘거리기를 좋아하고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는 아가씨들이다. 레이디 안젤라(Lady Angela), 레이디 사피르(Lady Saphir), 레이디 엘라(Lady Ella), 레이디 제인(Lady Jane)이 이들이다. 셋째는 친절하고 건강한 우유짜는 아가씨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페이션스'(Patience)이다. 넷째는 무뚝뚝하지만 건장한 용기병 장교들이다. 칼벌리 대령(Col. Calverley), 버가트로이드 소령(Maj. Burgatroyd), 중위인 던스테이블 공작(Deke of Dunstable: Lieut.)이다. 이밖에 명랑한 아가씨들, 용기병 장교들이 다수 등장한다. 마을에 있는 모든 아가씨들은 분위기 있고 핸섬한 번손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러나 번손은 오직 한 아가씨, 즉 우유짜는 아가씨인 페이션스에게만 마음이 있다. 번손의 그럴듯한 말솜씨는 아가씨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게 만든 것이었다. 번손이 사랑의 번뇌가 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시를 읊으면 여자들은 그저 넋을 잃고 쳐다보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번손의 그런 제스추어는 여자들의 인기를 받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을 뿐이다. 실상 번손 자신은 시라는 것을 싫어한다. 페이션스는 어릴 때 친구였다가 오랫만에 만난 그로스베너를 사랑하고 있다. 그로스베너도 시인이다. 하지만 페이션스는 그로스베너와 결혼할수 없다고 선언한다. 왜냐하면 그로스베너가 너무 완벽하기 때문이다. 페이션스는 숙모님으로부터 사랑이란 절대로 이기적이면 안되고 완벽해서도 안된다고 배웠으며 또한 결혼이란 서로가 부족한 것을 메꾸어 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그로스베너는 너무 완벽한 사람인 것이다. 이야기는 그래서 시작된다.


용기병 장교들의 등장


[1막] 레지날드 번손이 살고 있는 번손 성이다. 번손은 이른바 섹시한 것을 좋아하는 시인이다. 성밖에서는 지나치게 멋있는 드레스를 화려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은 재잘거리면서 즐겁게 놀다가 마지막 단계에서는 한숨을 내쉬며 절망 중에 루트 및 기타 악기들을 연주하면서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아가씨들 중에는 안젤라, 엘라, 사피르도 함께 있다. 아가씨들은 마치 울적한듯한 또는 권태로운듯한 모습들이다. 그러면서 자기들을 '20 명의 사랑 고민녀들'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한결같이 사모하는 사람은 번손이다. 그런데 참으로 딱하게도 번손은 이들 20명이나 되는 아가씨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잠시후 나이가 지긋해서 얼핏 보면 중년여성처럼 보이는 레이디 제인이 등장한다. 제인 역시 번손을 사모하고 있다. 제인은 다른 아가씨들에게 번손이 실은 평범한 우유짜는 여자인 페이션스를 사랑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러자 사피르는 페이션스가 지금까지 사랑이라는 것을 해본 일이 없기 때문에 번손이 페이션스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곤란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페이션스가 등장해서 사피르의 말이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자기는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자못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어 페이션스는 제35 용기병 수비대 장병들이 마을에 도착했다고 전한다. 1년 만에 마을을 다시 찾아온 것이다. 사실 용기병의 장교들은 1년전에 이 마을에 왔을 때에 마을 아가씨들과 서로 좋아해서 약혼까지 한 사이이다. 하지만 아가씨들은 1년만에 약혼자들이 찾아왔다고 하지만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아마도 번손 때문인듯 싶다.


그로스베너의 시에 감탄하는 레이디들


마침내 장교들이 빨간색 정복을 입고 우쭐대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대령이 나와서 용기병의 장교들이 얼마나 자랑스런 인물들인지를 설명한다. 젊은 중위인 던스테이블 공작은 일상이 심심한 것이 지겨워서 그리고 어디를 가나 귀족이기 때문에 우러러서 대우를 해주는 것이 싫어서 군대에 자진 입대한 사람이다. 장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에 번손을 필두로 해서 아가씨들이 나타난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아가씨들은 번손에게만 정신을 쏟고 있고 자기들이 한때 사랑했던 장교들에게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다. 장교들은 앞뒤가 뒤바껴도 단단히 뒤바꼈다고 하면서 심히 불편한 심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가씨들은 서로가 번손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아양을 떨면서 요염하게 보이려고 말도 아니다. 번손은 그런 아가씨들의 접근을 무시하는 척 하면서도 기분은 은근히 좋아하는 눈치이다. 이윽고 번손은 이제 시를 다 썼으므로 들어보라고 말한다. 번손의 시는 거칠고 괴상하고 섹시한것 같은데 아가씨들은 오히려 사랑스럽고 귀중하며 그리움을 표현한 시라고 생각하여 번손의 얼굴만 쳐다본다. 시 낭송을 마친 번손이 자리를 뜨지만 아가씨들은 아직도 번손의 말이 귀에 맴돌기라고 하듯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장교들이 아가씨들의 관심을 끌려고 무어라고 하지만 아가씨들은 오히려 장교들을 무시하고 조롱한다. You are not even early English! 이다. 그러자 장교들은 아가씨들이 애국의 상징인 군복을 모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교들은 자기들의 군복이 비너스의 궁전에서는 물론 마스의 전쟁터에서도 빛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장교들은 아가씨들이 자기들의 긴머리가 영광스러운 군복보다 더 영광스럽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교들은 아가씨들과 말이 통하지 않자 화가나서 다른 곳으로 떠난다.



공작과 제인


아무도 없는 무대에 번손이 나타나서 자기는 가짜 심미주의자라고 고백하면서 실은 아가씨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잠시후 페이션스가 나타난다. 번손은 페이션스에게 만일 자기를 사랑해 주면 가짜 심미주의자 행세를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페이션스가 거절하자 번손은 실망한듯 자리를 뜬다. 안젤라가 나타나서 페이션스에게 사랑의 중요성, 특히 이기적이 아닌, 자기를 희생하는 사랑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서 페이션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페이션스는 자기도 예전에 사랑의 감정을 가진 일이 있다고 하면서 네살 때에 어떤 남자 아이를 좋아했었다고 털어 놓는다. 안젤라가 흥미를 보이자 페이션스는 자기도 사랑이란 이기적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하나의 의무와 같다고 생각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런 사랑을 한번도 해보지 못해서 부끄럽다고 말한다. 그때 갑자기 시인인 그로스베너가 등장한다. 목가적인 시인이라고 할수 있는 이상적인 남자이다. 그로스베너가 페이션스를 보고 역시 목가적인 분위기에 마음이 끌려서 결국 결혼하자고 말한다. 페이션스는 그를 잘 알지 못하므로 결혼하자는 요청을 거절한다. 그러자 그로스베너는 페이션스가 어릴 때에 좋아했던 그 아이가 바로 자기라고 밝힌다. 페이션스는 그로스베너와 결혼할 생각을 한다. 그런데 페이션스는 그로스베너가 대단히 완벽주의자이며 무엇이던지 독점코자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런 사람은 사랑할수 없다고 말한다. 번손이 등장한다. 축 처진 불쌍한 모습이다. 번손의 뒤를 이어 아가씨들이 심발과 옛날 악기들을 치며 나타난다.


그로스베너


용기병 장교들이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아가씨들이 번손만 따라다니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보고 무슨 조화인지 몰라서 어리동절해 한다. 번손은 페이션스가 자기의 청혼을 거절했기 때문에 이제 자기는 누구에게 속한 것이 아니므로 아무나 자기의 파트너가 될수 있다고 선언한다. 번손의 그런 선언은 변호사의 자문을 받은 것이다. 장교들은 아가씨들이 너도나도 번손에게 매달릴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그래서 그런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준 변호사를 엉터리 변호사라고 힐난하고 저주하자 변호사는 칭피해서 그대도 도망친다. 장교들은 던스테이블 공작의 주도아래 다시한번 아가씨들에게 자기들과의 약속을 존중해 달라고 불쌍한 듯한 모습으로 간청한다. 하지만 아가씨들은 장교들의 간청을 들은체도 하지 않는다. 이제 번손은 아가씨들에게 자기의 파트너가 되고자 하면 제비를 뽑으라고 권한다. 그런데 드중에서도 나이가 지긋한 레이디 제인까지 제비에 참가하자 번손은 은근히 못마땅해 한다. 아가씨들도 제인의 참가로 난처한 입장들이 된다. 그럴 때에 페이션스가 갑자기 나타나서 번손과 결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다. 아가씨들 사이에서 일대 혼란이 일어난다. 닭쫓던 개의 신세라고 생각해서이다. 작년에 아가씨들과 결혼키로 약속했던 장교들이 기회를 잡고서 '번손이 아니면 사람이 없느냐'면서 그런 아가씨들을 위로한다. 그런 소동 중에 그로스베너가 나타난다. 그러자 안젤라를 비롯해서 여러 아가씨들이 이번에는 번손 대신에 그로스베너에게 매혹 당한다. 아가씨들은 장교들에게서 떨어져서 전에 번손에게 그렇게 했던 것처럼 그로스베너의 앞에 둘러 앉는다. 하지만 그로스베너는 아가씨들이 몰려들자 오히려 성가신 눈치이다. 장교들은 그런 아가씨들과 그로스베너에 대하여 화를 참기가 어렵다. 번손도 마찬가지이다. 번손은 아가씨들이 자기만을 따라다니면서 난리를 피우다가 그로스베너가 나타나니까 당장 그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속이 상해서 못견딜 지경이 된다. 라이발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페이션스가 번손을 사랑한다고 계속 강조하는 중에 아가씨들은 그로스베너에게만 집중한다. 1막이 끝난다.


공작과 아가씨들


[2막] 숲 속의 공터이다. 그로스베너에게 상사병들이 걸린 아가씨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로스베너가 자기들의 심정을 알아주지 않자 자기들의 곤란한 입장을 노래한다. 그런 중에 나이 지긋한 제인 만이 누가 뭐래도 자기는 번손에게 님향한 일편단심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이제 제인의 나이가 점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번손으로서도 속히 무슨 결단을 내려야 할 입장이다. 그로스베너가 등장한다. 아가씨들도 노래를 부르며 그로스베너를 쫓아서 등장한다. 그로스베너는 페이션스만을 사랑하지만 자기를 쫓아다니는 다른 아가씨들의 입장을 생각해서 몇 구절의 시를 읊어준다. 마치 자장가처름 들리는 시이다. 번손의 물흐르듯한 광시곡과 같은 시와는 대조적이다. 아가씨들은 그로스베너의 자장가와 같은 시가 아주 마음에 들었는지 그로스베너에게 더욱 열중한다. 그로스베너는 그런 아가씨들이 오히려 귀찮은 듯 이번에는 자석과 은으로 만든 우유통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자석은 쇠붙이라면 모두 끌어 당기지만 은으로 만든 우유통은 끌어당기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자기를 자석으로 비유했고 페이션스를 우유통으로 비유한 것이다. 아가씨들이 떠나고 페이션스가 나타난다. 페이션스는 그로스베너에게 자기는 행복하지 못한 여자이므로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해 달라고 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는 이미 번손의 사랑의 받고 있기 때문에 자기를 놓치면 곤란하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Advance one step, and as I am a good and pure woman, I cream! 이다. 그런 호소에도 불구하고 그로스베너는 무슨 다른 용무가 있는지 나가고 이번에는 번손이 등장한다. 제인이 번손을 쫓아서 등장한다. 번손은 페이션스가 그로스베너에게만 다정하게 군다면서 속상하다고 말한다. 번손은 페이션스에게 그런 말을 한 후에 나간다. 역시 제인이 번손을 쫓아서 따라 나간다.


평범한 의상의 아가씨들


혼자있게 된 페이션스는 도대체 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면서 자기의 행복하지 못한 상태를 조롱이나 하듯 노래한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이 처량하다고 생각해서인지 눈물을 흘리며 나간다. 번손은 이제 라이발인 그로스베너를 몰아내기로 결심한다. 제인이 번손에게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번손은 우선 그로스베너가 진정한 심미주의적 시인이 아니라는 것을 부각시켜서 조롱할 생각이다. 잠시후에 공작과 대령과 소령이ㅣ 나타난다. 그런데 군복을 벗어던지고 화려한 멋쟁이 양복을 입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그렇게 해서 번손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코자 하는 것이다. 이들은 마치 심미주의자들이 된 것처럼 행동하지만 어색하기가 이를데 없다. 하지만 아가씨들 중에서 안젤라와 사피르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예를 들어서 사피르가 '어머나 너무너무 멋있다'라고 소리치도록 만든 것이다. 안젤라와 사피르는 장교들과 결혼할 생각이다. 하지만 장교가 세명인데 그렇다면 누구누구와 결혼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명의 장교 중에서 공작이 가장 '마땅한' 인물이라고 간주되므로 공작이 우선권을 갖는다고 볼수 있다. 그래도 선발은 선발이다. 세 남자 중에서 누가 안젤라와 사피르와 결혼하느냐는 문제는 춤과 노래로서 결정지을 판이다. 장교들과 아가씨들이 춤을 추러 떠난다.


그로스베너와 페이션스


번손과 그로스베너가 들어온다. 번손은 그로스베너에게 심미주의는 자기의 독점물이니 공연히 흉내내지 말라고 말한다. 그로스베네는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 번손에게 양보한다. 합의를 본 두 사람은 모두 기뻐한다. 번손은 아가씨들이 다시 자기의 시 때문에 자기에게 열중할 것으로 생각해서 기쁘기 짝이 없다. 그로스베너는 일상적인 평범한 사람으로 지낼수 있어서 나름대로 기쁘다. 마침 페이션스가 들어온다. 번손은 페이션스에게 이제 더욱 부드러워질 것이며 더욱 심미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말을 들은 페이션스는 번손이 이타적인 사람이 아니며 쾌락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다면 사랑할수 없다고 다짐한다. 그때 페이션스의 눈에는 일상적인 옷을 입은 아주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이 보인다. 그로스베너이다. 아가씨들도 일상적인 옷들을 입고 평범하게 보이는 그로스베너를 따라 다닌다. 아가씨들은 자기들이 분수에도 어울리지 않는 심미적인 여인들로 보이는 대신에 평범한 얀잉들로 보이게 되어 기뻐한다. 페이션스는 그로스베너가 언제나 평범한 생활을 할 것이라고 믿으서 기쁘다. 그래서 이제는 진정으로 그로스베너를 사랑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번손은 명랑한 제인에게 프로포즈한다. 그러나 공작이 제인을 신부로 맞겠다고 선언하자 제인도 기꺼이 화답한다. 아가씨들은 용기병의 장교들과 짝을 맺는다. 공작이 이끄는 용기병들과 아가씨들이 기쁨으로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른다. 그런 기쁨에서 번손만 제외이다. 아무도 번손의 신부가 되려는 아가씨가 없다. 번손은 정원에 피어 있는 튤립이나 백합에 만족할수 밖에 없다. Each of us will wed the other, nobody be Burnthorne's bride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