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359. 프란체스코 카발리의 '오르민도'

정준극 2018. 8. 17. 13:53

오르민도(L'Ormindo)

프란체스코 카발리의 3막 바로크 오페라

북아프리카 고대 모레타니아 왕국이 무대


프란체스코 카발리


17세기 바로크 오페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프란체스코 카발리(,Francesco Cavalli: 1602-1676)의 오페라 중에 '오르민도'라는 것이 있다. 바로크 오페라는 주로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신화에 바탕을 둔 내용들이다. 신들이 등장하는 오페라이기 때문에 무대가 화려하고 신비스러운 것이 보통이다. 신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들은 당시에 인기가 많았다. 일반 사람들로서야 말로만 듣던 신들을 무대 위에서 직접 보게되니 감개가 무량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르민도'의 경우에도 보고 싶은 신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모레, 데스티노, 아르모니아, 포르투나 등등이다. 여기에 왕과 왕족들도 등장한다. 무대가 화려하고 장엄하지 않을수 없다. 게다가 무대는 유럽이 아니라 북아프리카의 모리타니아라는 왕국이다. 이교도적인 향취가 묻어 있는 배경이므로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무대이다. 아무튼 이 오페라는 일단 눈요기는 된다. 그런데 바로크 오페라라고 하면 어쩐 일인지 그 멜로디가 그 멜로디 같아서 공연후 조금 지나서 부터는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르민도'는 신화적인 요소와 이국적인 요소가 혼합되어서 볼거리가 많다. 그러므로 노래가 조금 지루하더라도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 비싼 돈주고 입장권을 사서 들어온 보람이 있다고 말할수 있다. 입장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페라 '오르민도'는 세계 최초의 대중 극장인 베니스의 테아트로 산 카시아노(Teatro San Cassiano)에서 1644년에 초연되었다는 사실도 덧붙여 기술하는 바이다. 대중 극장이란 누구나 입장료만 내면 오페라를 구경할수 있는 극장을 말한다. 그 전까지는 오페라라고 하면 왕궁이나 지체 높은 귀족들, 또는 부유한 상인들의 저택에서 상류층만을 대상으로 공연되었고 일반 대중들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었다. 


베니스의 산 카시아노 극장. '오르민도'가 초연된 곳이다. 역사상 최초의 대중 극장이다. 당시에는 극장의 플로어에 의자를 놓지 않고 관객들이 자유스럽게 서서 관람할수 있도록 했다.


대본을 누가 썼는지도 중요하다. 이름난 대본가의 대본이라고 하면 일단은 점수를 후하게 줄수 있기 때문이다. 대본은 카발리와 오랜 콤비인 이탈리아의 오페라 대본가 겸 임프레사리오인 조반니 화우스티니(Giovanni Faustini: 1615-1651)가 예에 의해서 맡았다. '예에 의해서'라고 말한 것은 화우스티니가 카발리에게 여러 오페라 대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카발리의 에기스토(Egisto), 도리클레아(Dorclea), 티토네(Titone), 에우리포(Euripo), 오리몬테(Orimonte), 오리에스토(Oresto), 로신다(Rosinda), 라 칼리스토(La Calisto), 에리트레아(Eritrea) 등은 모두 화우스티나의 대본을 사용한 오페라들이다. '오르민도'는 1644년에 초연되었지만 그 후로는 거의 잊혀져 있다가 무려 320여년이 지난 1967년에 영극의 글린드본 페스티발에서 리바이발되어 정말로 오래간 만에 공연되어서 관심을 끌었다. 글린드본에서 무대에 올려진 '오르민도'는 레이몬드 레파드(Raymond Leppard)가 지휘를 맡았지만 실은 그가 여러 부분을 편곡한 것이다. 미국 초연은 글린드본 이듬해인 1987년에 줄리아드에서였다. 이때에도 레이몬드 레파드가 총자문을 했다. 이어 워싱턴 오페라협회가 줄리아드의 의상과 세트를 가져와서 공연하였다. 1980년에는 호주의 남호주 국립오페라가 공연하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별다른 공연이 없었다. 그러다가  2007년에 피츠버그 오페라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공연하였다. 피터 포스터(Peter Foster)가 마련한 새로운 버전이었다. 피터 포스터의 버전은 2008년에 하바드 초기음악협회가 사용하였고 그해에 베일러대학교(Baylor University)도 사용하였다. 2009년에는 시드니의 핀치거트 오페라가 공연하였고 2014년에는 영국의 로열 오페라가 공연하였다. 그리고 2015년에는 아일랜드의 왕립아일랜드음악원이 더블린에서 공연하였다. 이상이 최근까지의 '오르민도' 공연 연혁이었다.


오르민도(시무엘 보든)와 에리스베(수잔나 허렐). 로열 오페라 하우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오르민도(Ormindo: A). 투니스(Tunis)의 왕자. 모리타니아 왕국의 에리스베 왕비를 사랑한다.

- 아미다(Amida: T). 트레미세네(Tremisene)의 왕자. 수시오의 공주 시클레를 사랑한다. 또는 아미다스.

- 네릴로(Nerillo: MS). 아미다 왕자의 시동

- 시클레Sicle: S). 수시오(수스)의 공주

- 에리체(Erice: T). 시클레의 유모

- 멜리데(Melida: S). 시클레 공주의 시녀

- 하리아데노(Hariadeno: B). 모레타니아의 왕. 나중에 오르민도가 아들인 것으로 밝혀진다. 아리아데누스(Ariadenus) 또는 아리아데노(Ariadeno)라고도 표기한다.

- 에리스베(Erisbe: S). 모레타니아의 왕비. 에리카(Eryka)라고도 한다. 카사블랑카의 여왕으로 어쩌다가 늙은 하리아데노와 결혼하지만 결혼생활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젊은 왕자들과 가깝게 지낸다.

- 미린다(Mirinda: S). 에리스베 왕비의 친구

- 오스만(Osman: T). 모레타니아 왕국 하리아데노 왕의 근위대장

- 아모레(Amore: S). 큐피드

- 데스티노(Il Destino: T). 운명의 신

- 아르모니아(Il Armonia: S). 하모니의 신

- 포르투나(La Fortuna: MS). 행운의 여신

- 이밖에 메세오(메신저: MS), 바람들, 오르민도의 병사들, 아미다의 병사들, 모레타니아 병사들, 에리스베 왕비의 시녀들이 등장한다.


아모레 여신의 등장


자세한 시놉시스에 들어가기 전에 개략적인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북부 아프리카의 왕국인 모레타니아가 외적의 침입을 받게 되자 투니스의 왕자인 오르민도와 트레미세네의 왕자인 아미다가 모레타니아를 도와주러 온다. 그런데 두 왕자는 공교롭게도 에리스베 왕비를 사모한다. 에리스베 왕비는 나이 많은 모레타니아의 하리아데노 왕과 결혼했지만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두 왕자는 경쟁을 통해 에리스베 왕비의 사랑을 얻기까지 서로 친구로서 지내기로 합의한다. 두 왕자가 경쟁을 하는 중에 아모레, 아미다에게 버림받은 시클레 공주, 시클레 공주의 유모인 에리체 등이 간섭을 한다. 에리체는 죽은 사람의 혼령을 불러오는 강령회를 마련해서 '죽은' 시클레 공주의 혼령을 불러낸다. 시클레 공주는 사랑하는 아미다 왕자로부터 버림을 받자 복수하는 의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강령회에서 시클레 공주의 혼령과 얘기를 나눈 아미다 왕자는 후회하는 마음이 생기고 결국 자기가 시클레 공주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아미다 왕자는 시클레의 혼령이 실은 시클레 공주 자신이며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크게 기뻐한다. 한편, 오르민도 왕자와 에리스베 왕비는 왕자의 나라인 투니스로 도망가기로 결심한다.   하리아데노 왕은 왕비와 오르민도 왕자의 불륜을 알게 되자 근위대장인 오스만에게 두 사람을 모두 독약으로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시클레 공주의 시녀인 미린다는 오스만에게 독약과 수면제를 바꾸어 놓는다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한다. 오스만과 미린다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에리스베와 오르만도는 불륜이 발각되어서 왕이 내리는 독약이라고 믿고 죽을 생각으로 마시기로 한다. 하지만 깊은 잠에 빠졌을 뿐이다. 아무튼 얽히고 설킨 사건들 끝에 하리아데노 왕은 오르민도가 어릴 때 잃어버린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리아데노 왕은 모두를 자비와 관용으로 용서하고 특별히 에리스베를 자유스럽게 하여 아들 오르민도와 결혼토록 하며 모레타니아 왕국을 오르민도 왕자에게 물려준다.


행운의 여신


자세한 시놉시스로 들어가기 전에 참고로 다시 배경설명을 몇마디 거들고자 한다. 오르민도의 아버지가 모레타니아 왕국의 하리아데노 왕이라는 사실을 오페라가 끝날 즈음에서 밝혀져서 모두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지만 그 사실을 미리 설명코자 한다. 모레타니아 왕국의 왕자인 아리아데노(하리아데노)는 천성이 호탕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청년이었다. 아리아데노는 이웃나라인 투니스에 갔다가 왕바의 여동생인 네아르베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의 은밀한 사랑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아리아데노는 더 많은 세상에서 경험을 쌓기 위해, 그리고 명예와 영광을 위해서 네아르베와 작별을 하고 투니스를 떠나 아프리카의 이곳저곳을 여행다닌다. 아리아데노는 네아르베와 작별하면서 어느 때가 될지는 모르지만 모레타니아의 왕이 되면 왕비로 맞아들이겠다고 약속한다. 얼마후 네아르베는 아리아데노와의 사랑의 결실로 아들을 낳는다. 그러나 너무나 산고가 심하여서 아들을 낳은 후에 그만 세상을 떠난다. 마침 네아르베의 언니인 투니스의 왕비도 같은 시기에 아이를 출산한다. 하지만 왕비는 사산된 아이를 낳는다. 동생 네아르베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왕비는 동생이 낳은 아들을 자기가 낳은 아들로 만든다. 심지어는 남편인 투니스의 왕에게까지 네아르베가 낳은 아들을 자기가 낳은 아들이라고 말한다. 왕비는 아가의 이름을 오르민도라고 짓는다. 오르민도는 투니스의 왕궁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다. 오르민도는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한다. 오르민도는 인근 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용감하고 가장 유명한 전사로서 이름을 떨친다.


오르민도와 에리스베의 사랑의 장면


한편, 모험을 즐기며 아프리카의 곳곳을 다니고 있는 아리아데노는 조국 모리타니아에서 부왕이 서거하였으므로 속히 귀국하라는 연락을 받는다. 모리타니아의 왕이 된 아리아데노는 이웃나라 투니스에 있는 네아르베를 왕비로서 맞아들일 준비를 한다. 하지만 사신이 전한 소식을 네아르베가 아들을 낳다가 그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네아르베가 낳은 아이는 아들로서 죽었다는 것이다. 아리아데노의 슬픔과 절망은 한이 없었다. 아리아데노는 모든 쾌락을 멀리하고 오로지 세상 떠난 네아르베만을 추모하면서 지낸다. 모리타니아의 궁신들이 아리아데노 왕에게 나라에 왕비가 없으면 후사를 이을수가 없으니 안될 일이라고 주창한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머리에 백발이 보이는 아리아데노 왕은 궁신들의 간청을 저버릴수가 없어서 마침 다라(Dara) 왕국의 에리스베 공주가 미모가 뛰어나고 과년하므로 결혼키로 한다. 다라는 오늘날 에티오피아 지역에 있던 왕국이다. 모리타니아가 북아프리카의 맹주로서 날로 세력을 넓히자 바다건너 포르투갈은 모리타니아가 이베리아 반도까지 영역을 넓히지나 않을까 걱정하여서 오히려 선제공격으로 모리타니아를 침공하여 페즈(Fez)를 공략한다. 이에 아리아데노 왕이 인근 왕국들에게 지원을 요청하자 투니스와 트레미세네에서 용맹스런 병사들을 선발하여 모리타니아에 보낸다. 투니스에서는 오르민도 왕자를, 트레미세네에서는 아미다 왕자를 사령관으로서 보낸다. 아리아데노 왕은 용감한 오르민도 왕자와 아미다 왕자의 도움으로 페즈에서 포르투갈 군대를 물리치고 안파(Anfa)로 개선한다. 이때 두 왕자는 천하절색인 에리스베 왕비를 보고 모두 사랑에 빠진다. 에리스베 왕비로 말하자면 젊디 젊은 나이에 백발이 성성한 남편과 살고 있으니 신세를 한탄하지 않을수 없는 지경인데 늠늠하고 잘생긴 두 왕자가 자기에게 사모의 정을 극진하게 표현하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좋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지 괴로운 심정이다. 에리스베는 두 왕자를 은밀하게 별도로 만나면서 사랑의 감정을 키워간다.


아리아데노 왕과 에리스베 왕비


한편 트레미세네 왕국의 아미다 왕자는 일찍부터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다. 수스 왕국의 공주인 시클레이다. 그런데 아미다 왕자는 갑자기 시클레 공주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는지, 또는 다른 할 일이 많아서 신경을 쓰지 못해서인지 아무튼 시클레 공주를 나 몰라라 내버려둔채 연락도 없이 모리타니아의 전쟁터로 나갔던 것이다. 시클레 공주는 아미다 왕자를 너무나 보고 싶어서 급기야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아미다 왕자를 만나러 트레미세네로 발길을 향한다. 시클레 공주는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 수행원들과 함께 이집트인으로 가장한다. 시클레 공주는 특히 이집트의 점장이로 가장한다. 시클레 공주의 일행은 저 높은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서 마침내 트레미세네 왕국에 도착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미다 왕자가 모리타니아의 전쟁을 위해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클레 공주는 다시 모리타니아의 안파로 길을 재촉한다. 시클레 공주가 안파에 도착할 바로 그 즈음은 아미다 왕자와 오르민도 왕자가 아이아데노 왕과 함께 개선해서 돌아오던 때였다. 안파에서 승전의 축하연이 펼쳐지고 있을 때부터 오페라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에리스베의 사랑을 얻기 위한 아미다와 오르민도의 경쟁이 시작된다.

                   

[1막] 로마시대의 유적이 아직도 군데군데 남아 있는 대서양 연안의 안파(Anfa)이다. 번창했던 안파가 다시 흉물스러운 폐허처럼 변한 것은 포르투갈의 침공으로 무참히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리타니아가 포르투갈을 물리쳤기 때문에 비록 도시 자체는 폐허처럼 되었지만 분위기는 평화스럽다. 오르민도 왕자와 아미다 왕자가 우연히 길에서 만난다. 두 사람은 전쟁터에서 서로의 우정을 다짐했던 사이이다. 두 사람은 각자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생겼다는 얘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그 여인에 대한 사랑은 서로의 우정보다는 크지 않다는 것을 다짐한다. 그런데 각자의 연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 달라고 해서 여인의 초상화를 바꾸어 보았더닌 다름아니라 에리스베 왕비였다. 두 사람이 한 여인을 똑같이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절망에 빠진다. 그러면서 에리스베가 과연 누구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테스트하기로 합의한다. 아미다의 시종인 네릴로는 도대체 이해를 할수 없다는 표정이다. 전쟁터에서 그야말로 목숨까지도 의지하며 지낸 친구사이인데 한 여인을 두고 서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할수 없다는 것이다. 그때 세명의 이집트 점장이 여인들이 나타난다. 시클레 공주와 시녀 멜리데와 나이 많은 유모인 에리체이다. 점장이 여인들은 아미다 왕자의 시종인 네릴로를 알아본다. 하지만 네릴로는 어떤 여인들인지 알지 못한다. 시클레 공주 일행은 네릴로를 보자 무슨 정보라도 얻을 심산으로 일단은 손금을 보아주겠다고 제안한다. 네릴로는 이집트 점장이 여인들이 자기의 사정을 너무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데 대하여 놀람을 금치 못한다. 시클레 공주 일행은 네릴로와 얘기를 나누는 중에 그의 주인인 아미다 왕자가 에리스베 왕비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시클레 공주는 그만 절망감에 정신을 잃을 지경이 된다. 유모 에리체가 시클레 공주를 위로한다. 에리체는 아미다 왕자를 신랄하게 비난하면서 시클레 공주에게 세상에는 일부일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혹가다가는 일부다처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그래도 아미다 왕자에 대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집트 점장이 여인으로 가장한 시클레 공주의 유모 에리체


모리타니아 왕궁의 정원이다. 에리스베 왕비는 시녀이며 친구인 미린다에게 아리아데노 왕이 자기를 왕비로서 정당하게 대하여 주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털어 놓는다. 젊은 여인으로서 나이 많은 남편과 지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다. 시녀 미린다와 에리스베는 지금 이 나라에 와 있는 젊은 두 왕자를 통해서 현안 문제를 이상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본다. 잠시후에 오르민도와 아미다가 나타난다. 두 사람은 에리스베의 마음을 테스트해 보기로 한다. 아미다는 덤불 속에 숨어 있고 오르민다는 에리스베에게 열렬하게 사랑을 고백한다. 에리스베는 오르민도의 구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태세이다. 그 모습을 보고 숨어 있는 아미다가 놀란다. 이번에는 두 왕자가 입장을 바꾸어서 오르민도가 덤불 속에 숨어 있고 아미다가 에리스베레게 적극적으로 구애하기로 한다. 에리스베가 아미다의 사랑고백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 들인다. 숨어 있던 오르민다가 놀란다. 두 왕자와 에리스베가 얼굴을 맞대고 만난다. 에리스베는 두 왕자 모두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는데 에리스베의 남편인 아리아데노 왕이 나타난다. 세 사람은 얼른 자리를 피하여 숨는다. 아미다는 다른 덤불 속으로 숨고 오르민도와 에리스베는 같은 덤불 속에 숨는다. 덤불 속에서 에리스베와 오르민도는 마음속으로부터의 사랑을 서로 고백한다. 하지만 다른 덤불 속에 숨어 있는 아미다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아리아데노 왕이 퇴장하고 무대에는 시녀 미린다만이 남는다. 미린다는 에리스베가 나이 많은 남편 만을 위해 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러면서 관중들을 향해서 '댁에서는 이럴 경우에 어떻게 하시렵니까? 에리스베의 판단이 어쩔수 없이 합당하지 않습니까?'라고 묻는다.


[2막] 아미다 왕자가 에리스베를 만나러 온다. 자기의 사랑을 확실히 하고 싶어서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만남은 갑자기 나타난 세 사람의 이집트 점장이들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 시클레가 아미다의 손금을 보면서 '이 사람은 믿을수 없는 사람이며 참으로 못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소리를 들은 에리스베가 충격을 받아서 자리를 뜬다. 유모인 에리체가 묘안을 생각해 낸다. 에리체는 아미다에게 도시 밖에 있는 동굴에서 만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뜻밖의 광경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에리체는 아미다에게 마법의 힘을 빌어서 진정한 사랑을 연결해 줄 생각이다. 한편, 에리스베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미다 보다는 오르민도에게 더 애착이 간다고 믿는다. 호랑이도 제말 하면 온다는 식으로 에리스베가 그렇게 마음 먹고 있는 때에 오르민도가 찾아온다. 오르민도는 투니스에 있는 어머니로부터 급한 편지를 받았는데 투니스가 알지에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으니 나라를 위해 어서 돌아오라는 내용이라고 말한다. 오르민도가 즉시라도 투니스로 가겠다고 하자 에리스베는 남편 아리아데노를 버리고 오르민도와 함께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런 얘기를 들은 미린다


오르민도가 투니스에서 어머니가 급히 보낸 편지를 읽고 놀라며 걱정하고 있다.


[3막]  동굴에서 이집트 점장이로 변장한 세 여인이 계략을 꾸미고 있다. 아미다 왕자가 도착하자 유모 에리체는 마치 영매처럼 주문을 외우면서 시클레의 혼령을 나타나게 한다. 실은 시클레 공주가 혼령으로 가장한 것이다. 아미다 왕자는 한때 사랑했던 시클레 공주가 죽어서 혼령이 된 것으로 믿고서 크게 당황한다. 아미다는 그제서야 그가 시클레 공주를 얼마나 깊이 사랑했었는지를 깨닫고 후회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미다는 자기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시클레뿐이고 선언한다. 그러자 시클레의 혼령은 모습을 가다듬고서 실은 혼령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시클레라고 밝힌다. 아미다와 시클레는 서로 감격의 포옹을 하고 사랑을 변치 말자고 다짐한다. 두사람의 듀엣이 아름답다. 한편, 아리아네도 왕은 에리스베 왕비와 오르민도 왕자가 눈이 맞아서 도주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분노하여서 즉시 근위대로 하여금 함선을 타고 추격하여 잡아오라고 명령한다. 잠시후 근위대장인 오스마노가 들어와서 폭풍이 일어나는 바람에 오르민도와 에리스베가 탄 배가 항해를 하지 못하고 있어서 두 사람을 무난히 잡아와서 감옥에 가두었다고 보고한다. 아리아네도 왕은 에리스베와 오르민도에게 독약을 내려서 불륜을 저지른 두 년놈을 죽이라고 말한다. 에리스베의 시녀이면 친구인 미린다가 오스마노로부터 독약 얘기를 듣는다. 실은 오스마노는 미린다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 미린다는 어스마노에게 왕비와 왕자에게 줄 독약 대신에 잠오는 약을 준다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한다.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은 아미다 왕자와 시클레 공주. 그,


감옥에 있는 에리스베와 오르민다는 더 이상 어찌할수 없으므로 죽을 결심을 한다. 오스마노가 약병을 들고 감옥에 나타나자 에리스베는 묻지도 않은채 오스마노의 손에서 약병을 낚아채어 그대로 마신다. 이어서 오르민도가 약병을 마신다. 그런 후에 오르민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주머니에서 편지 한장을 꺼내어 그것을 아리아데노 왕에게 전해 달라고 말한다. 투니스에 있는 어머니가 아리아데노 왕에게 보내는 밀봉된 편지이다. 약이 효력을 발생하기 시작하는지 두 사람은 점점 기운이 빠진다. 두 사람은 영원히 서로 헌신하겠다고 다짐하고 이내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면서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두 사람의 듀엣이 아름답다. 아라아데노 왕이 도착한다. 도 시신을 보고 후회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두 사람인데 죽이기까지 해햐 했나라는 후회였다. 오스마노가 투니스의 체디게 왕비가 보낸 편지를 아리아데노 왕에게 전한다. 편지의 내용은 오르민도가 실은 아리아데노 왕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아리아데노 왕의 충격은 너무나 커서 후회하는 마음뿐이다. 그러나 오스마노가 실은 독약을 마신 것이 아니라 잠자는 약을 마셨다는 놀라운 사실을 고백한다. 잠시후 두 사람이 깨어난다. 아리아데노 왕은 그가 젋은 시절 네아르베와 사랑에 빠졌던 것을 회상하고 두 사람의 사랑을 용서하며 관용으로 받아 들인다. 그리고 잃었던 아들을 되찾은 기쁨에 오르민도를 크게 포옹한다. 그로부터 몇 년후, 이라이데노 왕은 형식적인 결혼 생활을 했던 부인 에리스베의 속박을 풀어주고 또한 아들 오르민도에게 양위를 한다. 오르민도는 사랑하는 에리스베와 결합하고 아미다 역시 사랑하는 시클레와 결혼한다. 그리고 오스마노는 미린다를 부인으로 맞아 들인다. 모두 행복하다.


죽음을 결심한 오르민도와 에리스베